▲ '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제공>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의 창시자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출격을 앞두고 진열정비에 한창이다. 최대 흥행작 오버워치에 이어 ‘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로 라인업을 한층 보강한다.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불법 핵’ 사용도 적극 개선에 나서 유저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뒤늦은 개선 노력에 유저 마음 돌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골칫덩이 ‘핵’ 뒤늦은 박멸 시동

블리자드가 게임사 매출에 악영향을 끼치는 불법 ‘핵’ 프로그램 적극 단속에 나섰다. 4일 온라인 FPS(총게임) ‘오버워치’에서 기승을 부리는 전문 봇 프로그램 제작사 보스랜드를 상대로 한 법정 공방에서 승소했다고 밝혔다. 유럽에 이어 북미에서도 핵 제작에 제동을 걸고 한화 약 96억원을 배상받았다.

블리자드에게 핵 논란은 올해도 뜨거운 감자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 불법 서버와 핵으로 인한 국내 게임 산업의 피해 규모는 2조4,385억원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 5월 출시한 오버워치는 전 세계 이용자 수가 2,5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인기와 함께 불법 핵도 꾸준히 개발돼 유포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에임 핵’이라 불리는 자동조준 프로그램이다. 공정한 대결을 펼칠 수 없다는 여론이 퍼지면서 오버워치의 기세는 한풀 꺾였다. 이 과정에서 운영사인 블리자드의 대응 노력도 딱히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에 최근 블리자드는 공정한 국내 게임 환경 조성에 앞장서는 행보를 보이며 논란 진압에 나섰다.

블리자드는 이달 3일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이 개최한 ‘불법게임물 근절을 위한 포럼’에 참여해, 불법 핵에 대한 정치권과의 대응방안을 강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블리자드 석원호 매니저는 “오버워치는 다른 이용자와 경쟁해 승리하는 구도라 공정성이 중요하다”며 “핵 프로그램을 제재하고 있지만, 공급자를 처벌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월에는 해외계정 플레이 제한 정책을 발표했다. 오버워치를 구매하지 않고 해외 배틀넷 계정으로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는 유저를 차단하는 방식이다. 해외계정은 계정 정지에 따른 피해가 적어 불법 핵 등 부정행위의 온상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 국민게임 ‘스타’ 부활… e스포츠 기대감 ‘솔솔’

핵 근절을 위해 정책을 변경한 블리자드의 노력은 소기의 성과를 올렸다. 지난달 2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불량 사용자 제재 내역을 공지했다. 허용되지 않은 제3자 외부 프로그램 사용으로 제재된 계정수는 8개로 지난달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특히 지난 1월 11일 7,038개였던 제재 계정수에 비하면 100%에 가까운 감소폭이다.

올해 블리자드는 핵 사용 근절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취향을 저격할 매력적인 ‘실탄’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모습이다. 국민게임 ‘스타크래프트’를 재구성한 ‘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를 올 여름 출시할 방침이다.

그간 스타크래프트는 1만5,000원만 내면 사실상 무제한 즐길 수 있었다. 서버 유지비용이 더 들어가는 기형적 형태였다. 이번 신작에서는 기존 ‘브루드 워’와 다른 새 수익 모델을 찾아 든든한 수익원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스포츠의 부흥도 기대해볼 만 하다. e스포츠의 뿌리를 다져온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는 현재 폐지된 상태다. 초고화질판 ‘스타1 리마스터’의 출시 이후 팀 창단이 이어질 경우 리그 재개와 함께 스타 흥행바람이 다시 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업계 전반에 번지고 있다.

블리자드는 이에 관해 현재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블리자드 관계자는 “스타 e스포츠 재개와 관련해 당장 밝힐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핵 박멸 시도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아직 풀어야할 숙제는 남아있다. 오버워치 내 여성 유저에 대한 혐오와 성희롱이 문제가 되고 있다. 게임 플레이 도중 음성채팅을 통해 ‘여자네’ ‘이번 판 졌다’ ‘김치*’ 등의 발언을 듣는 경우가 일상적으로 발생한다.

여성 게이머의 피해 호소에도 블리자드가 수개월 째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아 ‘늑장대응’ 논란은 재점화 양상을 보인다.

블리자드 관계자는 “여성 유저에 대한 성희롱 발언뿐만 아니라 게임 내 욕설, 고의적인 방해 등 문제는 다양하게 나타난다”며 “이를 위한 신고메뉴를 따로 마련해두고 계정정지 등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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