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6년 대림산업이 선보인 '아크로리버파크' 1차 분양에서 시민들이 견본주택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초과이익환수제 시행을 앞두고 활기를 띄고 있는 재건축 시장에 건설사들이 프리미엄 브랜드로 승부수를 걸고 있다. 고급 주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자연스런 시장원리라는 분석이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분양가 상승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 ‘프리미엄 브랜드’ 격전지 된 과천 주공 1단지

최근 프리미엄 브랜드 아파트 격전지가 된 곳은 과천 주공1단지다. 지난달 말까지 대형건설사 탑5 가운데 3곳이 참여해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였던 이곳은, 앞으로 국내 주택 시장 트렌드가 프리미엄으로 옮겨 갈 것임을 예고하는 듯했다.

대우건설과 현대건설 GS건설 모두 각사가 보유한 최상위 브랜드로 승부를 걸었다. 대우건설의 ‘써밋’과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GS건설의 ‘자이’가 한 자리에서 맞붙었다. 지난달 26일 펼쳐진 빅매치는 공사비에서 우위를 보인 대우건설의 승리로 끝났다.

대우건설이 경기권에 써밋을 선보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고를 지향한다는 뜻을 지닌 써밋(Summit)은 지난 2014년에 탄생한 이래 용산과 서초 등에 전략적으로 공급됐다. 지난해 는 삼호가든 4차 재건축 단지인 반포에서 분양을 마쳤다.

하지만 최근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해 ‘경기권 1호 써밋’이 위기에 빠졌다. 분양보증 권한을 가진 HUG가 써밋의 분양가가 주변 시세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져, 보증 심사의 문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3년 연속 시평 1위에 빛나는 삼성물산은 2년의 공백을 깨고 재건축 시장에 컴백한다. 래미안에서 ‘에스티지’와 ‘에스티지S’를 붙여 고급아파트에 목마른 수요층의 갈증을 풀어준다. 삼성물산은 두 브랜드를 각각 서초 우성3차와 우성2차 재건축 지역에 적용시켜 일대를 래미안 타운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건설사 최초로 1조 클럽에 가입한 현대건설은 올해 ‘디에이치’로 주택시장 공략에 나선다. 지난 2015년 12월 론칭 된 디에이치는 현대건설이 강남권 재건축 시장을 겨냥해 만든 프리미엄 브랜드다.

디에이치에서 눈에 띄는 건 기존 브랜드(힐스테이트)와의 연관성이 없다는 점이다. 이는 대형건설사 대부분이 기존 이름에 또 다른 단어를 붙여 새 브랜드를 내놓고 있는 것과는 다른 독자적인 네이밍이라는 평가다. 1호 디에이치인 개포 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정당계약 4일 만에 완판 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 분양가 상승, 기존 브랜드 이미지 퇴색 우려도

대형사 가운데 최초로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를 시작한 곳은 대림산업이다. 2013년 강남 반포에 등장한 ‘아크로리버파크’는 국내 주택시장에 프리미엄 브랜드 아파트 시대의 서막을 알려다. 대림산업은 최근 1년 동안 강남권에서만 대치구마을3지구와 개포동대치2단지, 서초구 방배6구역 등을 수주하면서 ‘프리미엄 브랜드 원조 건설사’의 저력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캐슬’을 보유한 롯데건설은 올해 상반기 안으로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강남권 고급 주택시장을 책임질 새 이름은 ‘시그니처캐슬’이 유력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건설사들의 고급화 전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보편화됨에 따라 주력 시장인 기존 브랜드의 이미지가 추락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어서다. 또한 설계상 큰 차이를 보이기 힘든 아파트라는 상품에서 이름값이 분양가 상승만 부채질 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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