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프로젠H&G 모바일게임 '드래곤라자M'의 대만 진출이 무산됐다.<에이프로젠H&G 제공>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에이프로젠H&G의 게임사업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다. 유일한 주력 게임 ‘드래곤라자M’이 국내에 이어 글로벌 서비스를 앞두고도 주춤하는 모습을 보여서다. 바이오 기업으로의 변신 후, 게임 사업의 차기 성장 모멘텀 제시가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히트게임 ‘드래곤라자M’ 유일… 장기흥행 ‘갸우뚱’

에이프로젠 헬스케어 앤 게임즈(이하 에이프로젠H&G)의 게임 DNA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회사는 4일 장 마감 후 모바일게임 드래곤라자M의 대만 퍼블리싱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대만 현지화 작업 중이던 상황에서 급작스레 진출이 무산됐다.

에이프로젠H&G은 지난해 현지 퍼블리셔인 퍼펙트월드 유럽 B.V와 대만 현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번에 대만 진출이 좌초되면서 계약금을 반환해야 한다. 회사는 지급받은 계약금 약 4억5,000만원 중 상당액인 3억7,000만원을 드래곤라자 측에 반환했다.

회사 측은 현지화 작업이 늦어진 탓에 계약이 해지됐다고 밝혔다. 에이프로젠H&G 관계자는 “대만버전 출시지연으로 퍼펙트월드 측에서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며 “대만 진출 자체를 백지화하는 것은 아니고, 다른 현지 퍼블리셔를 물색하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작년 2월 국내 출시된 모바일게임 드래곤라자M은 일주일 만에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10위권에 진입하는 등 초반흥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 뒷심이 약했다. 콘텐츠 부족과 운영 미숙 등의 이슈가 터지며 국내 유저들의 관심도가 현격히 떨어졌다. 현재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30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해외 진출 시 현지화 작업이 늦어지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계약해지까지 갈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국내 순위와 유저 관심도 하락 등 게임성 자체에 한계를 보이면서 퍼펙트월드가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에이프로젠H&G 관계자는 “퍼펙트월드 측에서는 우리가 주력으로 삼는 RPG 장르가 트랜드가 지났다고 판단해 서로 괴리가 있었다”며 “현재 드래곤라자M은 태국과 북미시장 진출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고 전했다.

◇ 의약품 사업 ‘실탄확보’… 게임 투자 ‘선순환’ 관건

에이프로젠H&G에게 ‘드래곤라자M’은 회사 연매출의 약 40%를 책임지는 주력매출원이다. 작년 매출 154억원 중 39.8%에 달하는 61억원이 드래곤라자M으로부터 나왔다. 다만 드래곤라자 외엔 눈에 띄는 라인업을 내놓지 못해, 원히트원더의 불안감을 지우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에이프로젠H&G의 풀네임은 ‘에이프로젠 헬스케어 앤 게임즈’다. 올해 1월 게임사 ‘로코조이인터내셔널’에서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하고 의약품·바이오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지난해 말 바이오시밀러 전문기업인 에이프로젠의 계열사로 편입된 탓이다. 게임과는 다소 동떨어진 체질개선에, 게임사업 철수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올해 1월 유상증자로 확보한 운영자금은 바이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기반 다지기에 사용됐다. 지난달 슈넬생명과학 공장용지 및 건물을 90억원에 양수했다. 이어 모회사 에어프로젠으로부터 55억원 규모의 생산설비 및 연구장비 임대를 결정했다.

에이프로젠H&G 관계자는 “게임사업을 축소할 생각이었다면 사명에 ‘게임즈’를 넣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영업적자가 2년째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의약품 사업으로 재무구조를 우선적으로 개선하고 장기적으로는 게임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이프로젠H&G는 올해 2종의 모바일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다. RF모바일(가제)과 포트리스모바일(가제)가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에 있다. 오는 5월에는 의약품 도소매업에 진출할 예정이다. 의약사업으로 ‘실탄’ 확보에 나선 에이프로젠H&G가 게임 사업으로 시너지 효과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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