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후보의 불안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안 후보는 대선후보로 확정된 후 가장 큰 폭의 지지율 상승을 보이며 ‘문재인 대세론’을 위협하고 있다. 다만 현재의 지지율이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한 ‘보수 부유표’에 기대고 있다는 점이 불안 요소다. 이에 따라 안 후보의 대선 ‘필승 전략’은 지지층의 표심을 확실하게 잡아둘 수 있을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7일 공표된 한국갤럽의 4월 1주차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38%), 국민의당 안철수(35%), 자유한국당 홍준표(7%), 바른정당 유승민(4%), 정의당 심상정(3%) 후보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주인 3월 5주차 조사와 비교했을 때 안 후보는 16%p 상승하며 문 후보의 뒤를 바짝 쫓았다.

하지만 안 후보의 지지율은 국민의당 정당 지지율과 큰 차이를 보인다. 같은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 순위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40%, 국민의당 22%, 자유한국당 8%, 바른정당 4%, 정의당 4% 순이다. 한국갤럽은 “다른 후보들과 달리 안철수 후보의 지지도는 소속 정당 지지도를 크게 넘어선다. 현 시점 안 후보의 지지세는 상당 부분 국민의당 지지층 외곽에 기반하는 것으로 다른 후보들에 비해 불확실성 또는 변동 여지가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재인 후보 측 권혁기 수석대변인은 이날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안철수 후보의 여론조사 강세 흐름은 인정한다”면서도 “지지흐름의 실체는 다 알다시피 역사가 있다. 반기문, 황교안, 안희정 등 마땅히 지지할 후보를 정하지 못한 흐름이 계속 이동하고 있어서 충성도가 낮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후보는 (지지율) 40% 안팎이긴 하지만 견고하게 형성됐고 안철수 후보는 이제 시작이니 언론의 검증을 거치면서 얼마나 견고할지 (봐야 한다)”며 “다만 앞선 히스토리를 되풀이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태옥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최근 불거진 ‘안철수 조폭 사진’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는 배경에도 안 후보가 뚜렷한 지지층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봤다. 정 대변인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조폭 논란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면이 있다. 정치인은 사진 찍자고 하면 다 찍는다”면서도 “이 사태의 본질은 안철수 후보가 갖고 있는 지지의 스펙트럼이 너무 다양하다는 것이다. 본격적인 검증이 들어가고 구체적인 정책에 들어갔을 땐 허수가 (지지율에서) 빠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안철수 상승세는 ‘반사효과’… 지속가능성은?

이에 따라 안 후보의 대선승리 관건은 ‘지지층의 충성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안 후보의 상승세에 대해 “보수의 위축, 보수의 경쟁력 있는 후보 부재에 따른 반사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이라며 “이것을 본인이 주도하는 프레임, 본인을 부각하는 프레임으로 끌고 가야 한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봤다.

국민의당 내에서는 유권자들의 ‘사표 방지 심리’에 호소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강력한 보수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문 후보에 대항할 후보자는 ‘안철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전략이다. 김경진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실제 투표소에 들어갔다 나오면 (안 후보의) 유효득표는 지금 (지지율) 수치보다 훨씬 더 나올 것이라고 본다”며 “왜냐면 결국 본질은 사표 방지 심리이기 때문이다. ‘홍준표를 찍으면 문재인이 된다’고 하는 것은 지금 다 알고 있는 부분이고 보수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도적인 입장에 있는 안철수 후보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인용된 여론조사 개요
- 조사기간: 2017년 4월 4~6일
- 표본추출: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 응답방식: 전화조사원 인터뷰
- 조사대상: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5명
- 표본오차: ±3.1%포인트(95% 신뢰수준)
- 응답률: 23%(총 통화 4,370명 중 1,005명 응답 완료)
- 의뢰처: 한국갤럽 자체 조사
-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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