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랜드 함승희 사장.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강원랜드 함승희 사장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감사원으로부터 해외출장비를 부당하게 사용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가운데, 협력업체에서는 복지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어 그의 자리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

◇ 감사원 “해외출장 호텔 비용 1,024만원 써”

강원랜드의 함승희 사장이 해외출장으로 또 다시 구설에 휩싸였다. 이번엔 사안이 좀 더 심각하다. 이른바 4대 권력기관 가운데 하나인 감사원이 함 사장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10일 감사원이 발표한 ‘공직기강 100일 집중감찰’에 따르면, 함 사장은 해외출장 경비를 부당하게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과 7월 미국과 독일 출장을 가면서 직원들에게 고급 호텔을 예약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두 번의 해외출장에 사용된 호텔 비용은 1,024만원이었다. 함 사장의 지시를 받은 강원랜드 직원들은 폐업한 여행사 대표와 공모해 차량 렌트비 단가와 사용일수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숙박 비용을 마련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개인적인 용무로 해외출장을 가면서 경비로 236만원을 집행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함 사장은 지난해 4월 ‘일본 관광객 유치 활성화’를 위해 일본 출장을 가는 것처럼 꾸미고서는 이와 무관한 개인적인 업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을 적발한 감사원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앞으로 대주주인 광해관리공단이 엄중한 조치를 하라고 통보해 조만간 함 사장에 대한 문책이 내려질 전망이다.

함 사장의 부적절한 해외출장이 도마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현역 의원으로부터 업무 시간에 출장 신고 없이 일본 도쿄와 중국 상하이를 다녀왔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 강원랜드는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강원랜드는 “대표이사는 출장과 관련해 출장 목적과 출장지 정도를 지시할 뿐, 특정 호텔의 예약을 지시하거나 출장 계획 마련에 관여한 적이 없다”며 “감사원이 감사 결과를 배포한 것은 현 대표이사를 흠집내기 위한 악의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협력업체에서는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함 사장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협력업체 노조는 지난 4일 결의대회를 갖고 상여금 인상과 제수당 원상회복 등 차별 없는 복지제도 시행을 요구했다.

이날 함승희 사장과의 면담이 성사되지 않자 협력업체 노조는 함 사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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