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C온라인게임 강자 넥슨이 연초부터 모바일 게임 출시에 한창이다.<뉴시스>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게임업계 4월 ‘벚꽃대전’이 시작됐다. 게임사 빅3를 비롯해 다수 게임업체들이 신작을 대거 내놓는다. 그간 다소 조용했던 게임업계 ‘맏형’ 넥슨도 모바일로 인기몰이에 나선다. 지난해 넷마블의 독주와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안착으로 수세에 몰렸던 넥슨이 역습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 모바일 대세론에 ‘발등 불’

잠잠하던 넥슨이 드디어 기지개를 켰다. ‘PC게임 전통강호’로 알려진 넥슨이지만, 올해는 업계 전반에 부는 ‘모바일 훈풍’에 정면으로 맞선다. 연초부터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신작 출시를 줄줄이 예고하고 있다.

업계 1위 넥슨은 지난해 매출 1조9,358억원으로 왕좌 수성에 성공했다. 다만 전년보다 4% 줄어 상장 후 첫 역성장을 기록했다. 악화된 실적에도 국내 게임업계 1위 자리는 지켰지만, 올해는 안심할 수 없다. 상장을 앞둔 넷마블이 역대 최고 실적을 올리며 넥슨과의 격차를 바짝 좁히고 있어서다.

게임시장 판도는 이미 모바일로 재편되는 추세다. 넷마블 ‘리니지2:레볼루션’의 성공을 계기로 모바일 MMORPG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넥슨 또한 모바일 시장에서 뚜렷한 신규 모멘텀을 찾지 못하면 올해 양사의 순위가 역전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후발주자인 넥슨은 그간 모바일에서 유독 신통찮은 모습을 보였다. 2015년 출시한 모바일게임 ‘히트’ 이후 모바일 빅히트작을 제시하지 못했다. 지난해 출시한 미소녀 로봇게임인 ‘M.O.E.’나 턴제 RPG ‘슈퍼판타지워’는 초반 반짝 인기몰이 후 장기 흥행에 실패했다. PC온라인게임에 치중했던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과 대비된다.

넥슨은 모바일 사업의 핵심으로 ‘IP(지적재산권) 활용’을 강조하고 있다. 기존 게임유저들에게 익숙한 원작을 모바일로 재해석하는 것이다. 넥슨이 활용할 수 있는 IP 라인업 자체는 화려하다. ‘바람의 나라’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등 강력한 IP를 다수 확보한 점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 외산 IP 의존 심화… 자체 IP 살리기 ‘숙제’

넥슨의 IP 파워가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나오고 있는 점은 아쉽다는 평이다. 최근 넥슨은 외산 게임을 적극적으로 수입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출시한 ‘진삼국무쌍:언리시드’는 삼국지 무장들을 소재로 한 수집형 액션 RPG다. 출시 5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200만을 기록하며 기대이상의 성과를 냈다.

‘진삼국무쌍:언리시드’는 일본 게임사 코에이테크모의 대표작 ‘진 삼국무쌍’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다. 이 외에도 ‘삼국지조조전’ ‘파이널판타지11’ ‘레고’ 등 넥슨의 외국 IP 쇼핑이 이어지고 있다.

오히려 넥슨이 자체 IP를 활용해 출시한 모바일게임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서든어택M’ ‘포켓 메이플스토리’ ‘메이플스토리M’ ‘던전앤파이터:혼’ 등이 초반 흥행에는 성공했으나 이후 인기순위가 빠르게 내려갔다.

이중 12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순위 100위권 내에 남아있는 게임은 75위에 오른 ‘메이플스토리M’이 전부다. 원작이 모두 10년 이상 서비스를 이어온 장수 온라인게임인 점을 고려하면 명성에 걸맞지 않는 초라한 성적이란 분석이다. 모바일진출 과정에 자체 IP 파워 입증이 또 하나의 과제로 떠오른다.

수세에 몰린 넥슨은 연초부터 모바일 동력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2월엔 ‘트리오브세이비어’ 개발사 IMC게임즈의 지분을 인수하고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지난달엔 넷게임즈의 후속작 ‘오버히트’ 글로벌 판권을 역대 최대 금액인 150억원에 확보했다. 꾸준히 모바일게임 시장에 노크를 하고 있는 넥슨이 ‘업계 1위’의 아성을 지켜갈 수 있을지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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