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9일 장미대선을 앞두고 ‘○○ 찍으면 ○○ 당선’이라는 '프레임전쟁'이 한창이다. 사진은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 타워에서 열린 서울방송과 한국기자협회 공동 개최 '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홍준표(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5월 9일 대선을 앞두고 ‘프레임 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각 후보 진영에서는 ‘00를 찍으면 △△가 당선된다’는 식의 프레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권자들의 거부 정서가 강한 후보에 대해 혐오감을 극대화시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식이다. 

장미대선에서 주목받는 프레임은 ‘안찍박’‧'홍찍문’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를 찍으면 박지원 당 대표가 상왕이 된다’는 뜻의 안찍박은 중도‧보수 표심이 안철수로 향하는 것을 우려한 프레임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를 부각시켜 안철수로 향한 중도‧보수 표심을 보수진영 후보로 끌어오기 위한 전략이다. 프레임을 설계한 인물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지난 6일 대전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를 찍으면 박지원씨가 상왕(上王)이 된다. 안철수는 허수아비”라고 말한 것이 기원이다.

이와 반대로 홍찍문은 ‘홍준표 후보를 찍으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당선된다’는 의미로 반(反)문재인 정서 자극으로 안철수 후보로 표심을 끌어들이기 위한 프레임이다. 현 대선정국에서 반문정서를 자극해 중도‧보수 표심과 함께 문재인 후보에 대해 반감을 가진 유권자를 끌어 모으기 위한 계산된 전략이다.

이는 박지원 대표가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문재인은 안 된다는 생각과 홍준표 후보를 찍으면 문재인 후보가 된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고 주장한 것에서 시작됐다.

이 같은 ‘00를 찍으면 △△가 당선된다’는 프레임의 원조를 거슬러 올라가면 1997년 제15대 대선에서 ‘이인제를 찍으면 김대중이 된다’는 프레임으로 추정된다. 이는 당시 이회창 신한국당 후보 지지자들이 이인제 국민신당 후보의 출마로 인한 보수표심 분산을 우려한 공격 차원에서 마련한 프레임이다. 이후 2002년 대선에서는 노무현 민주당 후보 지지자들이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 출마에 따른 진보진영 표심 분산을 막기 위해 ‘권영길을 찍으면 이회창이 된다’는 논리를 펼쳤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