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보증보험. <홈페이지 캡쳐>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SGI서울보증보험의 수장 공백 사태가 장기화될 분위기다. 사장 자리가 공석이 된 지 한 달이 훌쩍 넘었지만 인선 논의는 ‘감감무소식’이다. 흔한 하마평조차도 잠잠한 실정이다.

◇ 후임 인선 논의 없어… 대선 때까지 미루나

서울보증보험 사장 자리는 지난달 6일 이후 공석 상태다. 전임인 최종구 전 사장은 지난달 초 수출입은행장으로 선임되면서 취임 1년여 만에 회사를 떠났다. 이후 서울보증보험 김상택 전무의 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후임 사장 인선 작업은 한 달 넘게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난달 30일 정기 주주총회 앞두고 이사회를 열어 인선 절차를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으나 이사회에는 안건조차 상정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서울보증보험 관계자는 “주총 전에 이사회가 열렸지만 인선과 관련된 논의는 없었다”며 “임원후보추천위원회도 아직 구성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보증보험 사장 인선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된 뒤 공모 절차를 거쳐 진행된다. 즉, 인선 작업에 첫 번째 단추도 꿰지 못한 셈이다.

인선 지연은 조만간 탄생할 차기 정부를 의식한 움직임으로 해석되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은 공기업은 아니지만 예금보험공사가 지분 93.85%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정부의 영향력 아래 놓여있는 곳이다.

◇ 잦은 수장 교체로 조직 혼란 가중

이 때문에 그간 사장 인선 과정에서 정부의 입김설이 계속됐다. 관료 출신들이 잇따라 사장에 선임되면서 관피아들의 ‘재취업 창구’라는 논란도 잇따랐다. 서울보증보험의 6명의 전임 사장 가운데 4명이 관료 출신이었다. 박해춘 전 사장과 김옥찬 전 사장은 민간 출신이었음에도 정부 낙하산 구설수를 피하지는 못했다. 이에 다음 정부를 의식해 섣불리 인선 작업에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문제는 잦은 수장 교체와 경영 공백으로 내부의 피로감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 전 사장의 전임자인 김옥찬 전 사장 역시 임기 1년을 겨우 넘기고 중도 사퇴했다.

이후 두 달여간 경영 공백 사태를 겪은 뒤 취임한 새로운 수장도 1년 만에 회사를 떠나면서 조직혼란은 반복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서울보증보험 사장 자리가 잠시 쉬었다가 거쳐 가는 정거장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또 다시 낙하산 인사가 단행된다면 노조의 강한 반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1998년 대한보증보험과 한국보증보험이 합병한 회사로, IMF 외환위기 당시 공적자금 11조원이 투입된 곳이다.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 곳이기 때문에 신속한 공적 자금 회수가 숙제로 남아있다. 지난해 3월 기준 회수율은 30%에 그치고 있다. 잦은 수장 교체 흐름 속에서 공적자금 회수는 더욱 갈 길이 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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