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1년 열린 독일 함부르크SV와 세계적인 축구스타 지단 및 호나우두가 이끄는 올스타팀의 '아프리카 기금 마련'을 위한 자선 경기에서 '금호타이어'의 영문 이름이 새겨진 광고판이 설치돼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단일 종목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스포츠인 축구. 세계 축구의 중심인 유럽에서 국내 타이어 업체들의 마케팅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메이저 시장인 유럽 무대 석권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국내 타이어 3사(한국·금호·넥센)의 현 주소를 정리해 봤다.

◇ 유럽 4개국서 볼 수 있다… ‘KUMHO TIRES’

국내 타이어 3사 가운데 유럽에서 축구 마케팅을 가장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곳은 금호타이어다. 이탈리아를 제외한 빅리그 전반에 걸쳐 관련 마케팅을 전개 중이다. 유럽 3대 리그(독일·스페인·잉글랜드)는 물론 프랑스에서도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국내 기업을 통틀어 유럽축구 마케팅의 선구자격에 속한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1호이자 살아있는 레전드인 박지성 선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2년 차를 맞던 2007년 무렵부터 유럽 축구에 발을 들였다.

시작은 역시 맨유였다. 2007-2008 시즌부터 4년 간 맨유 홈 구장인 올드 트래퍼드의 광고판과 선수들의 언론 인터뷰에 사용되는 배경막에 ‘KUMHO TIRES’를 노출시켰다. 금호 역시 맨유의 로고와 각종 이미지를 사용하는 권한을 누렸다. 당시 금호타이어는 맨유 측에 연간 35억원, 총 130억원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맨유와의 스폰서십 체결로 금호타이어는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금호타이어 측은 당시 계약 이후 영국 내 매출이 80% 증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꼭 맨유를 후원한 효과 때문이라고는 볼 수 없으나, 영국 현지에서 회사의 인지도와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다음은 손흥민이었다. 맨유와의 계약이 종료된 2011년 당시 손흥민이 활약하던 독일 함부르크SV와 스폰서십을 체결했다. 금호타이어가 분데스리가로 눈을 돌린 건 독일이 벤츠, BMW, 아우디 등 명품 완성차 브랜드가 즐비한 국가라는 점과도 관련이 깊다. 자동차 강국으로서 독일이 가진 프리미엄 이미지를 제고하고, 깐깐한 독일 국민들 사이에서 인지도를 끌어 올리겠다는 전략이었다.

현재 금호타이어는 분데스리가에서 총 3개 팀을 후원하고 있다. 비록 손흥민 선수는 떠났지만 함부르크와 여전히 인연을 이어오고 있으며, 또 다른 명문클럽인 샬케04와 헤르타 베를린과 광고 계약을 맺고 자동차와 축구의 나라 독일 공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외에도 현재 손흥민이 활약하고 있는 영국의 토트넘과 프랑스의 올림피크 리옹의 홈 구장 그리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각종 경기에서도 금호타이어의 로고를 확인할 수 있다.

◇ 맨시티 소매에 이름 새긴 넥센 ‘세계최초’

스페인 1부 축구리그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반가운 얼굴은 한국타이어다. 국내 타이어 1위 기업인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세계적인 명문클럽인 레알 마드리드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었다.

한국타이어는 이번 시즌을 포함해 앞으로 두 시즌 동안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리그 경기와 국왕컵에 자사 브랜드를 선보인다.

막내업체인 넥센타이어도 축구 마케팅에 열심이다. 넥센은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신흥명문 팀인 맨시티와 계약을 맺고 있다. 넥센이 눈에 띄는 건 기존 기업과는 다른 방식의 후원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형님격인 한국과 금호가 경기장 내 A-보드나 골문 옆 3D 광고 등 다소 단순한 방식으로 회사 이름을 노출시키고 있는 반면, 넥센은 유니폼에 자사 이름을 새겼다.

일명 ‘유니폼 브랜딩’이다. 넥센은 오는 8월부터 시작될 2017-2018시즌부터 맨시티 선수들이 착용하는 유니폼의 소매에 회사 이름을 새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유니폼의 가슴 부분을 제외한 곳에 기업 이름을 노출시키는 건 넥센이 세계 최초다. 그간 영국에서는 메인 스폰서 광고 외의 유니폼을 활용한 상업적 이용을 허용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시장과 함께 메이저 시장인 유럽에서 축구의 인기가 높다 보니 이를 활용한 타이어 업체들의 마케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축구와 타이어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젊고 활동적이며 역동적인 남성’이라는 이미지가 겹치는 것도 주요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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