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후보등록서, 후보 인터뷰 등을 참고해 재구성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의 이력서.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17일 19대 대통령 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됐다. 특히 대통령 ‘탄핵’이라는 전무후무한 상황에서 시행되는 만큼, 다음 5년의 정부를 맡을 대통령이 누가 될지 중요한 순간이다. 이에 <시사위크>에서는 유권자의 선택을 돕기 위해 각 후보자들의 정보를 재구성해 ‘대국민이력서’를 만들었다. 또한 국정경험·인력풀·소통·정책추진·청렴도·민심이해도 등 6가지 항목으로 나눠 각 후보자들의 이력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비교했다. 두 번째 대상은 홍준표 한국당 후보다.

◇ 발빠른 민심반영, 풍부한 국정운영 경험이 강점

홍준표 한국당 후보의 강점은 발빠른 민심 반영과 풍부한 국정운영 경험이다. 홍준표 후보는 4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당시 사회적 쟁점으로 대두 됐던 사안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한 전례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관예우 금지를 골자로 한 ‘변호사법 일부개정안’과 병역 기피 방지를 위해 만 31세에서 만36세로 병역면제 연령을 상향하는 ‘병역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한 것 등이다.

특히 홍 후보는 지난 2002년 스티븐 유(한국명 유승준·41)가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기피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 일명 ‘유승준 방지법’으로 불리는 ‘재외동포의출입국과법적지위에관한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 하기도 했다.

또한 홍 후보는 당무와 도정 경험도 갖췄다. 지난 2011년 7월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서 계파 없이 당대표에 올라 집권여당을 이끌었던 경험이 있다. 이후 2012년 10월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당선된 이후 약 4년간 경남을 이끌며 ‘채무 제로’를 선포해 재정관리 능력도 보여줬다. 2016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나라빚이 사상 처음으로 1,400조원을 돌파했고 세계적인 경제 위기 상황임을 감안하면 홍 후보의 재정관리 능력은 강점 중 하나로 꼽힌다.

◇ 계파 없이 홀로서기…부족한 인재 운용 능력

5·9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은 ‘조기대선’이다. 대통령 궐위로 인해 예정보다 7개월 일찍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인데다 당선 직후부터 대통령 업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인재 운용은 차기 대통령이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 중 하나다. 특히 조기대선 국면에서 범진보진영 대선후보들은 당선 직후부터 대통령 업무를 해야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듯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가운데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1000여명 규모의 싱크탱크를 꾸렸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역시 800여명 규모의 싱크탱크를 운용하고 있다.

▲ 대통령으로서의 중요덕목 6가지를 정하고, 후보자들을 상대적으로 평가했을 때 홍준표 후보의 모형도.

반면 홍 후보의 경우 ‘홍준표의 국가개혁 선대위’라는 지원 캠프를 직접 꾸려 운영하고 있다. 국가대개혁위·국가안보위·서민대책위 등 3개의 특별위원회로 구성된 선대위에는 한국당 의원들이 주로 활동하고 있다. 또 경남도지사 당시 맺은 인맥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안철수 후보와 같은 외부 인재 영입인사가 주축이 된 별도의 싱크탱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에서 후보 공약이나 각종 정책을 연구해 제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편가르기·마이웨이 정치…소통 능력은 글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소통 부재로 인한 비선 정치로 대통령에서 파면 당한 것을 감안하면 ‘소통’은 차기 대통령의 중요한 덕목으로 꼽을 수 있다. 어느 후보가 대통령이 되든 여소야대 정국이 펼쳐지는 만큼 대통령의 소통은 차기 국정 운영의 중요한 덕목이라 할 수 있다.

홍 후보의 소통 방식은 ‘마이웨이 행보’로 알려져 있다. 홍 후보의 한 측근은 소통 방식을 두고 “자신의 주장이 강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를 반영하듯 홍 후보 캠프에는 후보 이름을 걸고 내는 각 이슈에 대한 논평이 다른 후보 캠프에 비해 적은 편에 속한다. 이는 자신이 생각한 것 외에 다른 메시지가 당이나 캠프에서 나오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홍 후보의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홍 후보는 경남도지사 재직 당시 ‘불통의 대명사’라는 별명을 달고 다니기도 했다. 2013년 2월 진주의료원 폐업과 2014년 무상급식 지원 중단 등 반대파 의견 반영 없는 의사 결정으로 사상 초유의 주민소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 후보 청렴도·도덕성 ‘취약’

홍 후보는 지난 4년간 이끌었던 경상남도 도정 성과 1순위로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자치단체로 탈바꿈한 것’을 꼽았다. 경남은 청렴도 평가에서 2012년 15위, 2013년 14위 등 최하위권을 맴돌다가 2014년 3위로 수직 상승한 이후 2015년 2위, 지난해는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이는 홍 후보가 경남도지사 취임 후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실행한 고강도 청렴대책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후보 본인의 청렴도와 도덕성은 ‘부패와의 전쟁’에서 실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1999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50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고 국회의원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다. 홍 후보는 1995년 제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소속으로 서울 송파갑에 출마해 당선됐지만, 총선 과정에서 ‘돈선거’라는 비난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홍 후보는 동협의회 총무에게 2400여만원의 선거운동비를 주고 허위 지출보고서를 제출한 혐의를 받았다.

이와 함께 홍 후보는 2011년 당시 한나라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성완종(사망)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의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됐다. 1심은 홍 후보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지만 2심은 금품 전달자인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마지막 대법원 상고심이 남아있는 상황이지만 정치자금법 위반은 후보 청렴도나 도덕성에 큰 흠결사유로 지목된다. 설사 무죄가 되더라도 '특수활동비'를 유용했다는 점에서 도덕적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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