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대국민 이력서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대통령은 국민이 권한을 위임해 5년 동안 국정운영을 위임시킨 피고용자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최근 이와 비슷한 취지의 말을 남겼다고 한다. 아주 작은 기업이라도 신규채용을 할 때 이력서를 면밀히 보는데, 대한민국을 맡길 중요한 자리를 아무나 앉힐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에 <시사위크>에서는 각 후보자들이 선관위 등에 제출한 기록과 자서전 등을 참조해 이력서를 재구성해봤다. 3편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다.

◇ 강단 있는 추진력이 ‘최대 강점’

안철수 후보를 향한 악성 별명 중 하나는 ‘간철수’다. 현안에 관한 입장표명이 불분명하고 대응이 늦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른 측면이 있다. 때때로 신중하게 접근하기 위해 늦었을 때도 있었지만, 새정치연합과 민주당 통합 등 굵직굵직한 일을 성사시킨 바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 신생정당으로서 40석에 가까운 국회의원을 배출했다. 지역조직과 기반이 약한 상태에서 안철수 후보 개인의 인기가 크게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창당해서 40명 국회의원을 배출한 정치인은 다섯 손가락에 꼽는다”며 안 후보 스스로도 자랑스러워하는 대목이다.

의정활동도 활발했다. 2013년 재보선으로 국회에 입성한 안 후보는 총 22건의 법안을 발의해 7건을 처리했다. 이 가운데는 벤처산업 육성을 위한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안’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안’ 등 자신의 전문분야와 관련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 문재인 못지않은 ‘싱크탱크’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안 후보가 진심캠프를 열었을 때 수많은 교수와 사회각계 인사들이 참여했다. 이는 이번 대선에도 이어져 안 후보는 800여명 규모의 싱크탱크를 꾸리게 됐다. 정치적 기반이 다소 약하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인재영입에도 활기를 띠고 있다. 진보진영 인사부터 보수진영 인사까지 폭이 넓다는 것이 특징이다. 리더의 덕목 가운데 ‘인사’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풍부한 인재풀은 강점이다.

◇ 빠른 시대정신 반영과 민심이해 

▲ 안철수 후보는 국정경험이 타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으나, 추진력과 민심이해도에서 좋은 평가를 할 수 있다.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으로는 ‘적폐청산’ ‘통합’ ‘4차산업혁명’ ‘양극화 해소’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안 후보의 10대 공약을 살펴보면, 1순위에 기득권 타파와 정치개혁을 올렸다. 2순위에는 자강안보, 정경유착 해소와 불공정 거래 척결은 3순위에 넣었다. 안 후보가 주로 강조하던 4차산업혁명은 4순위로 내렸다. 적폐해소와 공정거래질서 확립의 토양 위에 4차산업혁명의 동력으로 경제성장을 이뤄야한다는 의미다. 시대정신과 ‘벤처기업 CEO’ 출신이라는 자신의 강점을 잘 조화시킨 대목이다.
 
실제 조선일보가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7~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차기 정부의 국정운영 가운데 경제회복(8.86)과 국가안보(8.73)를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이어 일자리 창출(8.58), 적폐청산(7.99)으로, 우선순위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했던 것은 ‘민생’과 ‘안보’였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가능)

◇ 청렴·도덕성, 아내 김미경 교수 갑질로 ‘퇴색’

안 후보는 원내 5정당 후보 가운데 유승민 후보와 함께 전과기록이 없다. 기업 경영자들이 주로 받는 ‘탈세’ ‘횡령’ 등 혐의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선거관련 전과도 없었다. 또한 ‘동그라미 재단’에 재산을 출연하는 등 사회적 역할도 맡았다.

후보검증 차원에서 딸 설희 씨의 재산공개 문제, 안랩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내막 등에 대한 의혹제기와 해명이 이어지고 있으나 딱히 법 위반을 의심할만한 대목은 없었다. 다만 최근 보좌진에 대한 아내 김미경 교수의 ‘갑질’ 문제가 도마에 오르면서 퇴색된 측면이 있다.

◇ 소통능력은 다소 ‘의문’

다른 정치인들과의 소통은 원활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의 갈등을 좁히지 못하고 결국 분당했으며, 사드 배치 논란에서 후보와 당이 다른 노선을 걷기도 했다. 대통령 당선 후 40석으로 어떻게 당을 운영할 것이냐는 질문에 “국민들이 해주실 것”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또한 안 후보는 이른바 ‘마크맨’이라고 불리는 취재진들과 사이가 가까운 것도 아니다. 기자들의 다소 난감한 질문에 회피하거나 입을 닫는 경우가 다반사다. 오히려 취재진들과의 질의응답 보다 페이스북 등 SNS를 이용해 유권자와 직접 접촉을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지적을 감안했는지, 공식선거운동 시작 후 안 후보는 취재진들이 속해있는 카카오톡 단체방에 가입해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 국정운영 경험 전무, 최대 약점

안 후보의 최대 약점으로는 국정운영 경험이 없다는 점이다. 또한 정치인으로서 경력도 타 후보와 비교해 짧다. 경쟁자인 문재인 후보의 경우, 국회의원은 한 번 밖에 하지 않았으나 참여정부 민정수석 등을 역임하며 경험을 축적했다. 홍준표 후보는 4선 의원과 재선 도지사 출신이고, 유승민 후보나 심상정 후보와 비교해서도 국회의원 경력이 짧다.

물론 안 후보 입장에서는 두 번의 공동대표를 거치는 등 충분한 정무경험을 쌓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무경험과 공직사회를 직접 통솔해본 경험은 다르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청와대 경력이 있는 자유한국당의 한 보좌관은 “공직사회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그 속성을 파악해야 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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