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식품기업 아워홈에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막내딸인 구지은 캘리스코 사장이 ‘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을 법원에 제기한 것으로 알려져서다.
◇ 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 경영권 쟁탈전 벌이나
지난해 4월 캘리스코 대표로 이동했던 구지은 사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투데이>의 보도에 따르면 구 사장은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아워홈의 임시주총을 요청하는 ‘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을 제기했다. 임시주총의 안건은 이사 선임의 건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아워홈 관계자는 “법률팀에서 대응을 하고 있다. 자세한 이야기는 하기 어렵다”는 답변만을 내놓은 채 말을 아끼고 있다. 재계에선 이번 소 제기가 남매간 경영권 분쟁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다.
구 사장은 구자학 회장의 막내딸로, 지난해 초반까지는 유력한 후계자로 꼽혔던 인사다. 2015초에는 아워홈의 부사장(구매식재사업본부장)까지 승승장구했으나 임원진들과 갈등을 빚으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경영진 교체와 잡음이 잇따르면서 급기야 그해 7월 ‘보직해임’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듬해 1월 복귀했으나 3개월만에 오빠인 구본성 부회장에게 등기이사 자리를 내주며 사실상 후계구도에서 밀려났다.
구 회장의 장남인 구 부회장은 아워홈의 최대주주지만 그간 경영에 일절 참여하지 않았던 인사였다. 회사에 합류한 그는 빠르게 입지를 넓혔다. 지난해 6월 아워홈 대표이사에 선임돼 경영 핵심으로 부상했으며, 올해 초 부터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친정체제를 강화했다. 올 초 신설된 해외 전략사업부는 부회장 직속으로 만들어졌다. 이는 구 부회장이 신사업과 해외 사업 발굴을 진두지휘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됐다.
이에 재계에서는 아워홈의 후계구도가 장자승계로 마무리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었으나 이번 소 제기로 새로운 국면이 펼쳐졌다는 분석이다. 재계에선 후계 경쟁에서 밀려났던 구 사장이 절치부심 끝에 반격에 나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만약 구 사장이 우호지분을 확보했다면 후계구도는 다시 요동칠 수 있다.
아워홈 지분은 구 회장의 자녀 4명이 나눠 갖고 있다. 장남인 구 부회장이 38.56%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으며 구 사장이 20.67%로 뒤를 잇고 있다. 이어 구 사장의 언니인 구미현, 구명진 씨가 각각 19.28%, 19.60%를 보유하고 있다. 언니들을 지지세력으로 포섭한다면 후계구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셈이다. 이에 이번 소 제기도 우호지분을 확보한 자신감의 일환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구 사장을 비롯한 세 자매가 지난해 8월 이사회에 합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세 자매는 기타비상무이사(등기임원)으로 등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