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 14일, 포스코캠텍 음극재공장에 방문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포스코 제공>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포스코가 1분기 좋은 실적과 함께 ‘권오준 2기’를 산뜻하게 시작했다. 당분간의 전망도 밝다. 권오준 회장의 뚝심 있는 구조조정 및 체질개선이 포스코의 위상을 제 궤도에 올려놓고 있는 모습이다.

포스코는 지난 18일,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포스코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5조772억원, 영업이익 1조3,650억원, 당기순이익 9,76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이다. 매출액은 평년 수준이었으나,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은 껑충 뛰었다. 지난해 3분기의 영업이익 1조342억원도 가볍게 넘어섰다.

포스코의 이러한 1분기 실적은 ‘권오준 2기’의 첫 성적표란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 ‘권오준 1기’의 모든 분기 실적을 압도하는 성적표로 ‘2기’의 첫 발을 한층 가볍게 만들었다.

▲ 포스코의 1분기 연결기준 실적은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가장 좋은 분기 실적이다. <시사위크>
2014년 3월 처음 포스코 회장에 취임한 권오준 회장은 글로벌 철강시장 여건 악화와 경기불황, 그리고 내부적인 문제들로 인해 큰 숙제를 떠안았다. 이에 권오준 회장은 취임 이후 첫 기업설명회에서 직접 마이크 앞에 서 새로운 경영전략을 발표했다. 문어발식 확장이 아닌, 철강 본연의 사업에 충실하며 내실 있는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권오준의 포스코는 철저한 다이어트와 체질개선에 돌입했다. 철강사업과 관련이 없거나, 국내 1위의 입지를 다지지 못한 계열사는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다. 2014년 49개였던 포스코 계열사는 올해 32개까지 줄어들 예정이다.

또한 그동안 쌓인 비효율을 제거하고, 변화하는 철강시장 환경에서 도약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됐다.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글로벌 철강시장은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안정적이지 못했다. 최근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미국발 변화가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는 이 같은 외부요인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 권오준 회장의 선택이 주효했다. 권오준 회장은 취임 이후 줄곧 ‘고부가제품’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그 비중을 점차 높였다. 그 결과 포스코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며 이익률을 크게 개선할 수 있었다.

▲ 권오준 회장은 최근 지멘스, GE 등을 방문하는 등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해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 제공>
◇ 미래로 향한 권오준 회장의 눈

위기도 있었다. 포스코는 2015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연간 적자를 기록하는 수모를 당했다. 권오준 회장이 임기의 3분의 2 지점을 지나던 시점이다. 외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내부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포스코 회장 취임을 둘러싼 의혹도 계속됐다. 특히 지난해 불거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도 이름이 올라 곤욕을 치렀다. 연임엔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각종 의혹에서 벗어나며 권오준 회장은 연임 기회를 잡았다. 첫 3년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다시 한 번 신임을 받았다. 그리고 두 번째 임기 첫 분기부터 ‘실적 대박’을 기록하며 부연설명이 필요 없게 만들었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 포스코의 체질을 확 바꾼 권오준 회장의 시선은 이제 미래로 향해있다. 새롭고 더 좋은 소재를 개발해, 이를 바탕으로 시장 및 수익성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한 발걸음도 분주하다. 권오준 회장은 지난 3월 앞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한 지멘스, GE 등을 직접 방문해 협력방안을 논의했고, 향후 ‘스마트 산업’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최근 자동차용 초고장력 강판 등 고부가제품 비중을 늘리며 체질개선에 성공한 모습”이라며 “신소재 개발이나 스마트팩토리 추진은 포스코의 앞날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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