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 대국민 이력서.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대통령 궐위에 따른 대선이 19일 앞으로 다가왔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이후 치르는 첫 대통령 선거인만큼 다음 5년의 정부를 맡을 대통령이 누가 될지 중요한 순간이다. 이에 <시사위크>에서는 유권자의 선택을 돕기 위해 각 후보자들의 정보를 재구성해 ‘대국민이력서’를 만들었다. 또한 국정경험·인력풀·소통·정책추진·청렴도·민심이해도 등 6가지 항목으로 나눠 각 후보자들의 이력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비교했다. 네 번째 대상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다.

◇ 팔방(八方) 전문가…다방면으로 경험한 국정

유승민 후보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경제전문가’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으로 40년 가까이 경제학을 공부해 여타 후보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국회 국방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을 거친 4선 국회의원이다. 특히 국방위원회의 경우 위원장 경력 포함 8년간 활동하며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방전문가로 통한다.

이 같은 유 후보의 경험은 지금까지 2번 치른 대선후보 초청 TV토론회에서 강점으로 작용했다. 19일 KBS초청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그는 전술핵 재배치는 굉장히 중요한데 반대하냐고 묻자 문 후보는 그렇다. 전술핵을 재배치하면 한반도 비핵화라는 북핵 포기 명분을 잃게 된다고 답했다. 이 같은 문 후보의 답변에 유 후보는 아니다. 나토(NATO)도 이미 하고 있고 한반도 비핵화를 부정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전술핵 재배치는 우리 스스로 핵개발을 통해 무장하자는 것과 다르다. 북한이 핵으로 우리를 공격하는데 사드와 전술핵 재배치를 반대하면 어떻게 북핵 문제를 해결할거냐고 반문했다.

◇ 뚜렷한 소신은 ‘강점’이자 ‘약점’…정책추진력 뛰어나나 인재풀은 부족

유승민 후보와 30년지기로 알려진 이혜훈 바른정당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소신이 뚜렷하고 소신이 강직한 사람”이라고 유 후보를 평가했다. 이혜훈 의원의 평가는 유 후보의 여의도 생활 일화만 훑어보면 금세 확인할 수 있다. 유 후보가 2005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 비서실장 입성 과정에서 “직언할 수 있게 해주면 비서실장직 수락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의 소신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여당 의원임에도 정부에 비판적인 주장을 한 것 역시 그의 소신을 잘 보여주는 예로 꼽을 수 있다. 이로 인해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자’로 낙인 찍혔고,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그러나 이 같은 소신 발언과 행보 때문에 ‘유승민 사람’이 여타 후보에 비해 부족하다. 유 후보의 최 측근은 “뚜렷한 소신이 있는 독불장군 같은 사람”이라고 평가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물론 그의 뚜렷한 소신에 동조하는 전·현직 의원들이 지금까지 유 후보 곁을 지키며 대선캠프에서 활동하고 있으나, 세력은 당내 주도권 경쟁에서 조차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정도로 미비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결국 이 같은 자기사람 부족으로 인해 최근 ‘유승민 후보 사퇴설’에 휘말리는 등 아킬레스 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 지역민심은 잘 챙기나 소통은 글쎄

유 후보의 19대 총선 공약 이행률은 70%이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지난해 초 19대 지역구 의원들로부터 제출받은 공약이행 자체평가표에 따르면 유 의원은 총 80개 공약 가운데 56개를 완료했다. 유 후보의 공약을 자세히 살펴보면 대부분 지역 민원성 개발 공약이지만, 민심은 충분히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 유승민 후보는 4선 국회의원으로서 지역공약 이행률 70%이라는 점을 비춰볼 때 민심반영에 좋은 평가를 할 수 있다.

이에 비춰봤을 때 유 후보의 지역민과의 스킨십은 괜찮은 것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정작 주변 인물에 대한 소통은 순탄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 후보의 최측근이 평가한 그의 성격이 ‘독불장군’이라는 것에 비춰볼 때 소신 발언과 행동은 그의 강점이자 약점으로 보인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본인의 확신과 소신이 명확해서 안경 바꾸는데 한 달이 걸렸다”고 말했을 정도다.

내부 불통 이미지를 의식한듯 최근 유 후보는 기자들과의 간담회와 유세 현장에서의 질문에 친절하게 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 후보를 밀착 취재하는 ‘마크맨’ 기자 한 명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잘해주는 편”이라며 “다소 껄끄러운 질문일 경우 예전에는 넘겼지만, 요즘은 답변해주려는 모습이 보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 ‘전과 제로 후보’로 도덕성은 합격점…자녀 ‘금수저’ 논란

유 후보는 원내 5정당 대선후보 가운데 안철수 후보와 함께 전과 전력이 없다. 4선 국회의원이자 집권여당 원내대표 출신으로서 선거 관련 전과를 비롯 국방위·기재위 등 굵직한 법안이 처리되는 상임위 활동이 있지만 전과가 전무하다.

그러나 후보 검증 과정에서 딸 유담(23)씨의 억대 예금 문제는 그의 약점이다. 유담씨는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예금·보험 등 2억원이 넘는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금수저’로 주목받았다. 당시 유씨가 특별한 소득이 없는 20대 대학생이었던 만큼 그의 억대 재산에 대해 증여 논란이 일었다.

이를 두고 유 후보 측은 “조부모가 입학이나 졸업 등 특별한 일이 있을 때 받은 돈을 저축해 모은 것이며, 상속한 재산이 아니기 때무에 법적 문제는 없다”며 “증여 형식으로 예금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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