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대우조선해양 채무조정안 실무협상을 주도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안태일 채권운용실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21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안 실장은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아직 사표는 수리 되지 않았다”며 “신속하게 후임자를 선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안태일 실장은 2000년 국민연금에 입사해 채권과 대체투자 부문에서 일해왔다. 2012년부터 채권운용실을 이끌었다. 최근에는 대우조선 회사채 채무재조정 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온 인사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산업은행과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안을 수용했다. 채무조정안은 회사채와 기업어음의 50%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절반은 만기를 연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대우조선 회사채 3,900억원을 보유한 국민연금으로서는 손실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대우조선과 산업은행 등이 만기연장 회사채에 대한 상환 이행 보강 방안을 내놓은 것을 감안해 결정을 내렸다. 

그럼에도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론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선 안 실장이 이 같은 손실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이 같은 해석을 경계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이전부터 사의를 표명할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책임자로서 대우조선해양 건은 마무리하고 떠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 실장의 사임으로 기금운용본부 실장 직은 8자리 중 3자리가 비게 됐다. 현재 해외증권실장과 해외대체실장은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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