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게더 시그니처 소용량 포장으로 1인 가구 공략 나서

▲ 1980년대 빙그레 투게더 CF 장면 <한국광고총연합회 광고정보센터 자료>
[시사위크=이미르 기자] 빙그레 투게더가 출시 42년만에 파격 변신에 나선다. 그동안 ‘아빠’, ‘가족’이라는 컨셉으로 출시 이후 줄 곧 가족용 900ml 대용량을 고집해 왔던 투게더는 작년에 기존 제품대비 용량을 1/8로 줄여 디저트로 즐길 수 있게 2배 이상 진한 투게더 시그니처를 출시하며 1인 가구 공략에 나섰다.

◇ 분유 아닌 생우유 원료… 명실상부 대한민국 첫 정통아이스크림제품 

빙그레 ‘투게더’ 명실상부 대한민국 첫 정통아이스크림 제품이다.

1974년 투게더의 출시는 우리나라 아이스크림 시장에 정통 아이스크림이 일반화되기 시작하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당시 우리나라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설탕물에 색소를 넣어 얼린 소위 ‘께끼’라 불리던 저급한 수준의 샤베트를 맛볼 수 있었을 뿐 아이들의 선망의 대상인 정통 아이스크림은 어른들조차 부담스러운 제품이었다.

72년도부터 당시 우유제조업을 하고 있던 빙그레는 분유가 아닌 생우유를 원료로 사용하여 미국의 아이스크림을 능가하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을 개발하고자 했다 기껏해야 아이스밀크 정도나 만들 수 있었던 당시로서는 대단한 도전이었다.

그러나 선진기술을 가지고 있던 퍼모스트 멕킨슨사(당시 빙그레의 기술제휴 업체)는 협조하지 않았다. 자그마한 동아시아의 제휴업체가 자신들과 경쟁하는 것을 원치 않았던 것이다.

결국 빙그레는 독자적으로 기술을 연구하고 무수한 시행착오를 반복할 수밖에 없었으며 2년 여 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1974년 투게더를 출시하게 되었다. 당시 설비의 자동화를 꿈도 꿀 수 없었던 시기였다. 심지어 아이스크림 믹스를 용기에 담을 때 일일이 손으로 담아야 했을 정도. 하지만 이 때 얻은 자신감은 몇 년 후 퍼모스트와의 제휴를 끝내고 독자적인 제품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됏다.

‘투게더’라는 제품명은 사내 공모를 통해 채택한 이름으로 ‘온 국민이 함께, 온 가족이 함께 정통아이스크림을 즐기자’라는 취지였다고 한다. 10원짜리 께끼에 익숙해 있던 일반 국민들 사이에 600원(800cc기준 당시 소매가)짜리 최초의 국산 고급아이스크림이 선보인 것이다. 당시로서는 아버지 월급날 같은 특별한 날에 온 가족이 모여 투게더를 함께 먹었을 정도로 고급 아이스크림이었다.

▲ [빙그레]투게더 시그니처
◇ 42년만, 프리미엄 소용량 컵 제품 출시

빙그레 투게더는 지난 1974년 출시 이후 황금색, 바닐라맛, 주력제품 900ml 용량을 유지하며 누적 판매 개수 약 2억2,000만개, 연 매출 약 300억원으로 떠먹는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 왔다.

그러나, 1인 가구가 500만에 이르는 등 상대적으로 대용량 제품이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위기감이 높아졌다.

이에 빙그레는 투게더 출시 42년 만에 처음으로 용량과 디자인을 과감하게 바꿔 프리미엄 소용량 컵 제품을 출시했다.

투게더 시그니처는 프리미엄 제품에 사용되는 100% 국내산 3배 농축우유를 사용하여 더욱 진하고 풍부한 맛을 구현하였고 디저트 타입에 맞게 쉽게 녹지 않는다. 이번에 출시한 더블샷 바닐라, 씨솔트카라멜, 그린티라떼 등 대용량 제품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고급 재료를 사용했다.

정통 아이스크림 투게더에 대한 자부심을 양보하면서까지 출시한 투게더 시그니처에 대한 빙그레의 기대는 크다.

빙그레 마케팅실 김동하 차장은 “투게더는 먹거리가 귀했던 1970년대 국내 고급 아이스크림 시장을 본격적으로 열게 한 대표 아아이스크림이다”며 “투게더가 가진 기존의 강점을 활용해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여 떠 먹는 아이스크림의 대표 브랜드의 자존심을 되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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