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동성애 반대’ 발언으로 성소수자 인권 비하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지지율 2위 주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국민의당에서도 문 후보 비판 논평을 일절 내지 않고 침묵하는 모습이다.

문재인 후보는 전날(25일) JTBC 중계로 방송된 4차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군내 동성애가 국방전력을 약화시킨다. 동성애에 반대하느냐”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질의에 “반대하죠”라고 답했다. 문 후보는 이후 홍 후보의 추가 질의에도 “(동성애를) 좋아하지 않는다. 합법화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토론 말미에 “동성혼 합법화에 반대한다. 성적지향 때문에 차별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차별을 않는다는 것하고 동성혼 합법화는 다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의당은 26일 즉각 논평을 내고 “인권에 예외는 있을 수 없다. 대선주자들이 드러낸 성소수자 관련 인식과 발언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이같은 발언과 인식들이 난무하는 것은 혐오와 차별에 면죄부를 주고 민주주의를 좀먹는 해악”이라며 홍 후보와 문 후보의 발언 내용을 규탄했다. 심상정 후보도 전날 토론회에서 문 후보의 발언 직후 “동성애는 찬성 반대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다. 저는 이성애자지만 성소수자의 인권과 자유는 존중돼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 국가”라며 “노무현 정부 때부터 추진했던 차별금지법, 공약으로 계속 했었는데 후퇴한 문 후보께 유감”이라고 했었다.

반면 문 후보와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안 후보 측은 이날 문 후보의 동성애 관련 발언을 비판하는 논평을 1건도 내지 않았다. 대신 문 후보가 자신의 공약인 군 복무기간 축소를 설명하며 “사병 복무해보면 일병, 상병 때나 빠릿빠릿하지 병장되면 약간 어영부영하게 된다. 군에 대한 기본적인 훈련을 받고 나와서 유사시에 동원될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한 데 대해 “대한민국 예비역 병장, 현역병장들과 예비병장들을 명백히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춘천 명동거리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동성혼 관련 입장’을 묻는 질문에 “적절한 기회 때 말씀 드리겠다”고 에둘러 답했다.

안 후보 캠프 내에서는 ‘동성혼 법제화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병호 미디어·유세본부장은 지난 20일 열린 ‘기독교 공공정책 발표회’에 참석해 “동성애 동성결혼 법제화를 절대 반대하며 성평등이라는 표현은 앞으로 양성평등으로 해서 정책을 바꾸고 한 치의 오해도 없도록 하겠다”면서 “헌법 법률 조례가 동성애와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방향으로 확립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동성애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법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결코 허용할 수 없다”고 했다.

이동섭 대외협력위원장은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제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지만, 동성애·동성혼은 무조건 반대한다. 성평등도 양성평등으로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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