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에서 조금래 PD가 '페이스북 100배 활용법' 강연을 진행했다. 화면은 넥슨 페이스북에 게재된 넥슨 만우절 출근길 영상.<시사위크>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50만 명’. 넥슨 페이스북 페이지가 5년 만에 모은 팔로워 수다. 2011년 10월 넥슨 홍보채널의 하나로 발을 뗀 후 비약적인 발전을 일궈냈다. 게임 팬들에겐 넥슨 페이스북 페이지 관리자로 익히 알려진 조금래 프로듀서의 페이스북 100배 활용 ‘꿀팁’을 들어보자.

 

◇ “이 영상 뭐지?”… 개그 콘텐츠에 반응한 57만 팔로워

‘게임사의 흔한 만우절 출근길’ 이미지는 게임 유저 사이에서 수년 째 회자되는 콘텐츠다. 메이플스토리의 주황버섯 탈을 쓴 사원이 넥슨 사옥에 들어서다 머리가 껴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는 장면에서 ‘빵’ 하고 웃음이 터진 경험이 다들 있을 것이다.

 

▲ 인형탈을 쓴 사원들이 출근하는 '넥슨 만우절 영상'이 페이스북에서 큰 반향을 얻었다.<시사위크>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 둘째 날인 26일, 넥슨코리아 홍보실 조금래 PD의 ‘페이스북 100배 활용법’ 강연이 열렸다. 넥슨 페이스북을 통해 유저와 소통하는 조 PD는 직접 기획과 연기, 영상촬영 등을 담당하며 유저들에게 웃음을 안겨준다.

 

넥슨 페이스북 페이지의 콘텐츠는 다른 홍보채널들과는 사뭇 다르다. 흔히 ‘약을 빨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황당한 상상력과 혁신적 운영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단기간에 팬 수를 끌어 모으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오픈 초기 팔로워 5,000명으로 긴 정체기를 가졌던 넥슨은, 현재 57만명으로 팔로워 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조 PD의 필승전략은 바로 여기에 있다. 비록 홍보채널이지만 ‘홍보’가 아닌 ‘재미’에 초점을 맞춰 콘텐츠를 기획하는 것이다. 광고에 대한 거부감을 한층 줄이면 게시물은 대중의 자발적인 노출과 바이럴로 이어져 더 큰 파급효과를 일으킨다. 게시물 자체가 기사화되거나, 댓글을 통해 입사를 희망한다는 긍정적 반응은 기업 이미지 고양에 도움을 준다.

 

▲ 넥슨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재된 '게임회사 몰컴' 영상.<시사위크>

대표적 사례로 업무시간에 게임을 하는 ‘몰컴’ 영상이 소개됐다. ‘게임회사는 업무시간에 게임하면 혼나냐’라는 댓글에서 아이디어 소스를 얻었다. 유저가 궁금해 하는 내용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이용자 지향형’ 콘텐츠로 유쾌하다는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조 PD는 “이용자가 ‘이거 뭐야?’라는 호기심을 가지는 순간 브랜드 이미지는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는 것”이라며 “어그로에 반응한다고 볼 수 있지만, 단순히 웃고 즐기는 가운데 메시지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고, 이들이 다시 주변에 정보를 공유해 성공적 바이럴 유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 SNS 특성 고려 “짧고 굵은 메시지 던져야”

‘펀(FUN) 콘텐츠’는 기업 이미지 제고뿐만 아니라 인지도가 낮은 신작 게임의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제작비와 영상 배급비가 크게 들지 않아 ‘가성비’도 뛰어나다.

온라인 MMORPG ‘천애명월도’는 ‘효과음 장인’이란 바이럴 영상으로 CBT(비공개 베타 테스트) 인원을 효과적으로 모을 수 있었다. 캐릭터 움직임에 맞게 입으로 우스꽝스런 효과음을 내는 모습을 담았다. 제작비 0원으로 CBT 신청 인원 1만2,239명이 모였다.

 

▲ '하이퍼유니버스'는 대전 액션이란 특성에 맞게 중계형식의 영상이 제작됐다.<시사위크>

온라인 액션 AOS게임 ‘하이퍼유니버스’는 대전을 핵심으로 하는 게임인 만큼, 대본과 상황을 짠 중계형식의 영상을 제작했다. 웃음포인트가 가미된 이 페이스북 영상은 유쾌한 웃음포인트로 이용자들에게 반향을 일으켰다. 기존 프로모션 영상보다 5배 높은 노출량을 기록했다.

 

재미요소가 가미됐다고 모든 콘텐츠가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재미있다고 한 영상이 누군가에겐 의도치 않은 상처나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 모든 콘텐츠는 사업팀의 컨펌을 받고 진행된다. 지속적인 크로스체킹을 통해 미연에 구설수를 방지하는 것도 콘텐츠 구성의 한 축이 된다.

 

▲ 조금래 프로듀서는 넥슨 페이스북 페이지 관리 및 영상 촬영, 연기 등을 담당하며 유저들과 소통하고 있다.<넥슨 제공>

조 PD는 “내가 관리하는 페이지를 팔로우하는 사람들은 어떤 정보와 공감대를 원할까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며 “게임 자체를 좋아하는 ‘코어유저’를 위해 ‘재미’에 초점을 맞춘 게시물을 올린 것처럼, 콘텐츠를 우선으로 하면 팔로워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터넷 유행에 중에 ‘좋은 글이군요. 물론 읽지는 않았습니다(Too long, Didn't read)’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SNS는 구체적이고 심층적인 이야기를 전하기엔 힘든 매체다”며 “소셜미디어에 최적화된 쉽고 강렬한 메시지를 던져야 이용자와의 효과적인 소통이 가능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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