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광구 우리은행장.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지난해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이 날개를 활짝 펴고 있다. 1분기 깜짝 호실적을 달성한데 이어 주가 흐름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에 완전 민영화를 위한 잔여 지분 매각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 1분기 실적 호조세에 주가 ‘고공행진’

최근 우리은행의 주가는 쾌조의 흐름을 보였다. 26일에는 1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1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7일은 소폭(0.67%)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최근 보인 상승세는 단연 돋보인다.

이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이슈로 은행주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1분기 깜짝 실적을 낸 점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1분기 우리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43.8% 증가한 6,45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우리은행의 주가는 지난해 민영화 실타래가 풀리면서 살아났다. 지난해 1월 15일 8,250원(종가기준)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약 1년 3개월이 지난 현재 80%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민영화가 이뤄진 기준으로 봐도 상승폭이 23%나 된다. 당시 정부는 과점주주 매각 방식으로 예금보험공사의 우리은행 보유 지분 29%를 7곳에 쪼개 팔았다.

최근에는 주가가 1만5,000원선까지 올라서자 잔여 지분 매각에도 청신호가 켜진 분위기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의 잔여 지분은 21.37% 가량이다. 정부는 공적자금 회수의 이익분기선을 주당 1만4,300원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의 주가 추이가 유지된다면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낼 수 있는 셈이다. 이에 업계 안팎에선 금융당국이 조만간 잔여 지분 매각 논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해외 기업설명회(IR)에 나서면서 이같은 관측에 더 힘을 실렸다. 이 행장은 23일부터 29일까지 5박7일 일정으로 영국과 프랑스에서 연기금투자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업계에선 이번 IR 출장 효과를 기대하는 눈치다.

◇ 해외 IR 오른 이광구… ‘투자자 유치’ 성과 들고 올까

지난해 이 행장은 민영화 작업이 답보 상태에 빠졌을 때, 해외 각지를 돌며 IR 강행군을 나섰다. 당시 그는 해외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내는 한편, 가라앉았던 민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환기시키는 성과를 냈다는 평을 받았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지분 비중이 지난해 초 20%에서 25%로 상승하는 효과를 내기도 했다. 이에 이번 IR 일정도 잔여 지분 매각에 속도를 내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물론 변수도 있다. 우선 정권 교체 등 정치적 환경 급변이 매각 추진 속도에 불확실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내달 5일 대선이 치러지면서 새로운 정부가 곧바로 출범한다. 이에 따라 금융정책 체계는 물론 실무자들에도 일정 부분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같은 정치적 불확실성을 감안해 최근 우리은행은 지주사 추진 속도를 늦추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 신청을 올 하반기로 미뤘다. 이에 따라 지주사 전환은 내년 3월이나 6월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행장은 “세금 문제 등 여러 사항을 신중하게 검토해 추진키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대외 환경 변수도 감안했을 것으로 풀이됐다.

여기에 과점주주 체제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매각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질지도 관심거리다. 우리은행의 7개 과점주주의 지분율은 4~6% 정도다. 예보 보유지분을 단일 주주에게 일괄 매각한다면 분쟁의 여지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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