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에 맞춤형 주거정책 펼 것”
“미세먼지 대책은 화력발전소 중단부터”
“노동자와 협의 없이 성과연봉제 추진 안 해”
“광화문 대통령 시대, 충분히 가능”
“인터넷 매체 덕에 야권 버틸 수 있었다”

▲ 문재인 후보가 (사)인터넷신문협회 주관 대선후보 초청 인터뷰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김경희 기자>
[시사위크=정계성·은진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선 후 첫 인터뷰를 인터넷 언론사인 <오마이뉴스>와 하는 파격을 보였다. 또한 기성언론을 중심으로 폐쇄적으로 운영되던 청와대 기자실을 완전개방하는 의미에서 폐쇄하는 일도 했다. 진보진영에 불리하게 기울어진 언론환경을 평평하게 만들어보고자 한 노력이었다. 물론 ‘언론에 대못을 박는다’며 기성언론의 저항은 대단했다.

하지만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인터넷 언론은 크게 성장했다. 인터넷을 넘어 모바일 시대에 들어오면서 언론환경은 또 변화했고, 이는 메시지 전파에 한계가 있었던 진보진영의 숨통을 트이게 만든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문재인 후보는 “고맙다”고 했다. “인터넷 언론이 제도권 언론의 불공정함에 대해 보완기능 역할을 했고, 공정성 회복에 힘써줬다”고도 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변화하는 언론환경에 맞춰 법체계를 새로이 하는 일이다. 문재인 후보는 “인터넷 신문이 많아졌는데 여전히 신문법 규제를 받다보니 종이신문의 하위 매체처럼 여겨지는 실정”이라며 “새로운 유형의 독자적인 언론, 독자적인 산업으로 다루는 것으로 법체계를 갖추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통해 국민들과의 소통을 더 늘리고 싶다는 게 문재인 후보의 생각이다. 그는 “특별히 세종대왕을 리더십 모델로 들었던 것은 소통”이라며 “국민들과 소통하고, 눈을 맞추고, 그 속에서 국민들의 아픔을 안고 눈물 닦아주는 정치, 그것을 하고 싶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열린 19대 대통령 후보 초청 릴레이 인터뷰 <김경희 기자>
문재인 후보의 언론과 소통에 대한 생각을 들을 수 있었던 이번 인터뷰는 사단법인 인터넷신문협회 주관으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열렸다. 문재인 후보는 릴레이 인터뷰의 첫 주자다. 주제는 ‘위기, 희망, 안정, 소통, 미래를 묻다’로 꾸며졌다. 다음은 문 후보와의 일문일답.

- <희망> 휴거라는 말이 있다. 박근혜 정부가 세웠던 부동산 정책 실패사례로 본다. 휴거가 나타나지 않는 정책. 과거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과 어떤 차별성을 둬서 ‘희망’을 줄 것인가. (휴거란, 휴먼시아 거지의 줄인 말로 휴먼시아 임대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을 비하하는 표현)

“저는 가난한 피난민 아들로 태어났고 가난한 어르신들을 섬겼다. 그렇게 어려운 과정을 극복하고 변호사 됐지만,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 인권변호사가 돼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불공정함, 폐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내가 만들고자하는 새 대한민국은 공정하고 즐거운 대한민국, 부모들의 부나 가난이 아이들에게 대물림 되지 않는 사회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 이제 대한민국은 주택보급률이 100%가 넘었다. 그러나 2~3채 가진 분들이 많아서 자가 보유율은 50% 정도다. 그래서 새 주택을 많이 공급해 물량을 늘리는 것은 맞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부동산 가격폭락이 가까운 시일 내 초래될 수 있다.

이제는 소유에서 주거개념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공공임대주택을 대폭 늘리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공공임대주택도 지금은 특히 1인가구가 전체 중에 가장 많기 때문에 이제는 맞춤형주거가 필요하다. 새로운 주택을 건설해서 제공하는 게 아니라 기존의 주택을 공공임대주택으로 용도전환하고, 원도심 재생을 통해 원도심에서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어르신들의 임대소득 보장하면서 그것을 취약계층과 젊은이들 독거노인에게 제공하는 부동산 정책 펼칠 것이다.”

- <위기> 미세먼지가 심각하다. 특히 주부들의 불편이 심한데, 문재인 후보는 미세먼지를 30%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그럼에도 주부들은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고 한다. 현실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자신의 주거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문재인 후보 <김경희 기자>
“집이 양산인데 양산에 있다가 서울 오면 공기의 차이가 확 느껴진다. 하루만 보내면 목이 답답하다. 제가 국민으로부터 정책제안을 문자로 받았다. 인터넷으로 받으려고 노력했었는데 어르신들은 익숙하지 않아, 편하게 정책을 보내달라고 뜻에서 전화번호를 공개하고 문자로 받았다. 거의 수만 건의 정책제안이 왔는데, 그 가운데 가장 많은 게 미세먼지 대책이었다. 그만큼 국민들 관심 높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구체적인 대책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미세먼지를 절감하는 것이다. 가장 큰 미세먼지 발생원은 석탄 화력발전소다. 원전과 마찬가지로 석탄 발전소 없애야 한다. 일단 신규건설 중단하고 이미 착공된 발전소도 공정율 10%가 안되면 전면 재검토 하겠다. 가동 중인 발전소에 대해서는 배출기준을 강화해서 가장 최근에 지어진 석탄 화력발전소 배출기준과 맞출 것이다.

두 번째가 경유차다. 경유차도 줄여나가겠다. 또 미세먼지는 주로 중국으로부터 오는데 중국의 미세먼지 문제를 한중 정상급 의제로 격상시켜서 정상회담 할 때 중요한 의제로 다루겠다.

두 번째 대책은 미세먼지에 대해서 측정하고, 예고해 일정 농도 달하게 되면 옥외활동을 못하게 하는 기준을 마련하는 일이다.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어르신들이 사용하는 복지시설은 미세먼지 측정시설 및 기구를 설치하고 일정 농도가 넘어서면 실외 아닌 실내 활동만 하게 하면서, 실내공기 정화할 수 있는 장치를 갖춰서 미세먼지로부터 국민들을 지킬 것이다.”

- <안정>양극화 문제가 심각하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복안이 있나. 또 박근혜식 성과연봉제에 반대한다고 했는데 박근혜식이 아닌 성과연봉제를 고려하고 있는가.

“양극화를 해결하는 가장 기본 출발은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일자리 대통령 되겠다고 약속했다. 일반적으로 일자리는 민간기업 만든다. 지금까지 민간이 만드는 데 실패했다. 그래서 정부와 공공부문이 선도적으로 나서서 마중물 역할 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민간에서 일자리를 만드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 4차산업혁명, 창업국가, 도시재생사업 뉴딜사업을 통해, 특히 노동시간을 단축해 법정 노동시간과 휴가를 준수하게 해서 총 30만개 일자리 만들 것이다.

중소기업의 고용촉진을 위해 중소기업이 2명의 정규직을 채용한 이후 세 번째는 임금을 3년간 전액 정부가 지급해줌으로서 중소기업 고용 늘리겠다. 연간 5만명씩 3년 간 15만, 그러면 45만개 중소기업 일자리가 늘어나는 셈이다. 일자리 문제 해결하겠다.

비정규직은 격차를 줄이기 위해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법제화 하겠다. 그것이 강제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하고, 동시에 공정임금제와 공정노동제를 도입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남녀의 임금격차가 적어도 80%수준으로 맞춰지도록 노력하겠다.

성과연봉제는 박근혜식을 반대한다. 다만 단순히 연공서열제로 급여가 올라가는 구조는 맞지 않다. 직무를 평가해서 적정임금을 부여하고 성과 배분이 필요한데, 앞으로 전문가들이 함께 어떻게 정당하게 직무를 평가할 수 있을지 찾아줘야 한다. 정부가 노동자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성과연봉제는 하지 않겠다.”

▲ 인터넷 언론에 대해 문재인 후보가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고 있다. <김경희 기자>
- <소통>광화문 대통령 시대 공약했다. 퇴근길에 남대문 시장에 들려 소주한 잔 나눌 수 있는 서민대통령 되겠다고 했는데, 나중에 가족들과 남대문 시장에 가면 만날 수 있나.

“저는 토종 촌놈이어서 음식도 한식, 그 중에서도 된장찌개 좋아하고 술은 소주 막걸리를 마신다. 양주 와인 좋다고 해도 소주와 막걸리가 더 좋다. 광화문 대통령에 대해서 과연 가능할까 걱정 많은데 전혀 걱정할 게 없다. 경호는 청와대 경호실이 아닌 경찰청 산하 경호국에서 하는 게 세계적인 방식이다. 유럽국가들 총리 집무실 모두 시내 중심부에 있다. 백악관도 일반국민이 대통령 집무실에 올 수 있는 개방식 구조다.

출퇴근 할 때도 신호만 조작하면 교통흐름 가로막지 않고 다른 차량들과 함께 출근하면서 이동할 수 있다. 남대문 시장뿐만 아니고 광화문 광장에 나가 시민들과 만날 기회를 가지려고 한다. 예고를 하면 경호에 어려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불쑥 찾아가는 것은 큰 무리가 없다. 남대문에 들려서 상인들 혹은 광화문 광장에서 데이트하는 젊은이들과 대화하고 싶다. 또 광주 무등산, 대구 팔공산, 부산 금정산에서 시민들과 산에 가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

- <미래>인터넷 환경이 변화하면서 종이신문의 구독자가 줄고 모바일로 구독하는 시대다. 그런데 아직까지 신문법을 통해서 종이신문과 인터넷 신문을 규율하는 체계다.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해 어떤 대응책 가지고 있는가.

▲ 인터뷰 중 질문을 받고 웃음을 짓는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 <김경희 기자>
“이 부분은 전문가들이 ‘어떻게 해주면 좋겠다’라고 말해주면 더 좋을 것 같다. 언론환경이 인쇄시대에서 전파시대, 그리고 핸드폰과 모바일시대로 왔다. 그에 따라서 인터넷 신문이 많아졌는데, 여전히 신문법 규제를 받다보니 종이신문의 하위 매체처럼 여겨지는 실정이다. 인터넷 신문들에게 대해서 일종의 새로운 유형의 언론으로, 독자적 산업으로 다루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런 식의 법체계를 갖추도록 하겠다.”

- 마지막으로 소감 한 마디 한다면.

“인터넷 신문에 고맙다는 인사말부터 하고 싶다. 인터넷 신문들은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지 모르나 언론환경이 야당에게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적어도 언론환경은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 제도권 언론의 기울어진 운동장 속에서 그나마 우리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인터넷 매체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 제도권 언론의 불공정함에 대해 보완기능 역할을 많이 해줬고, 공정성 회복에 많이 힘써준 인터넷 언론에 감사하다.

이 말은 꼭 하고 싶은데 (TV토론회에서) 특별히 세종대왕을 리더십 모델로 들었던 것은 그 분이 역사상 가장 성군이기도 하지만, 국민들에게 공평한 조세제도를 만들었는데 일방적으로 지시한 게 아니라 5개월 동안 17만명의 국민들 상대로 여론조사를 했다. 국민의견을 들어서 결정한 것이다. 우리 역사상 최초의 여론조사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국민들과 소통하고 눈을 맞추고, 그 속에서 국민들의 아픔을 안고 눈물 닦아주는 정치를 하고 싶다는 뜻에서 말했다.

그런 나라. 그런 대통령 원하지 않으시냐.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을 선택하면 대한민국이 따뜻한 대한민국이 되고, 대통령은 모든 국민의 대통령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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