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DB생명 본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KDB생명에 심란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최근 실적과 자산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가운데 인력 감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5월 황금연휴를 맞아 사회 분위기가 들떠 있지만 휴가길에 오르는 KDB생명 임직원들의 마음은 마냥 편치 못할 모양새다.

◇ 희망퇴직ㆍ점포 축소설로 뒤숭숭

KDB생명은 외국계 금융전문 컨설팅업체인 SIG파트너스와 함께 경영 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진단 결과를 토대로 조직개편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오는 6월 지점 축소나 희망퇴직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산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유상증자도 실시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대해 KDB생명 측은 “아직 어떤 것도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지만 업계 안팎에선 불가피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적이 악화된 데다 새 국제회계기준을 앞두고 지급여력(RBC) 비율까지 떨어져 비용 절감이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KDB생명은 지난해 10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영업이익률도 0.78%에서 -0.26%로 하락했다. 자본건전성 지표인 RBC은 지난해 말 기준 125.68%로 뚝 떨어진 상태다. 이는 전년(178.5%) 같은 기간보다 52.8% 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당국의 권고치(150%)를 밑도는 수준이다. 이에 KDB생명은 자본 확충을 위해서 모회사인 산업은행에 또 다시 손을 벌려야 하는 처지다.

KDB생명은 대주주인 산업은행 측과 유상증자를 놓고 논의를 진행 중이다. 당국의 권고치 이상을 맞추기 위해서는 최소한 2,000억원의 자본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미 인수자금까지 포함해 9,500억원을 KDB생명에 투입한 산업은행으로서는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은행은 2010년 사모펀드를 조성해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6,5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유상증자에 참여해 3,000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여기에 또 다시 증자에 참여한다면 KDB생명에 투입한 자금은 1조원이 훌쩍 넘어서게 된다.

◇ 뚝 떨어진 매각 가치 올리기 ‘총력

문제는 투입 자금이 막대한데 반해, 회사의 몸값은 뚝뚝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은행 2014년과 지난해 모두 세 차례 KDB생명의 매각을 시도했으나 모두 무산됐다. 인수 후보자들과의 가격 인식 차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추가 지원이 이뤄지면서 매각 희망가는 더 치솟게 된다.

하지만 다른 뾰족한 수는 없을 전망이다.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자산건전성 우려를 해소해야 하는 만큼 산업은행이 추가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도움을 받는 KDB생명도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조직 분위기도 술렁이는 기색이다. KDB생명은 2010년 말에 200여명 규모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작년말 기준으로 KDB생명 직원 수는 872명으로, 점포수는 191개(본부 18개, 지점 173개)다. KDB생명 관계자는 “문의 전화가 많이 왔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컨설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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