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5차 TV토론·주말 유세가 내주 마지막 공표 여론조사에 반영
마지막 결과가 실제 대선 결과로 굳어진다는 게 통설
문재인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 10% 안으로 좁혀야 승부 가능

▲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열하루 앞둔 28일 오후 대전 서구 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금동초등학교 학생들이 투표 참여 캠페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신영호 기자] 최근 신조어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 아나문(아빠가 나와도 문재인이다)이 19대 대통령 선거 결과로 나타날까. 아니면 대미안(대신 할수 없는 미래 안철수)이나 홍찍자(홍준표를 찍으면 자유대한민국을 지킨다)가 현실화될까.

정치권에선 ‘역대 대선에서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가 뒤집힌 적이 없다’는 말이 정설로 통한다. 마지막 여론 조사 지지율과 실제 득표율은 차이가 있지만 당선자는 바뀌지 않았다는 과거 선거 결과가 그 근거다.

올해 조기 대선의 경우 5월 1일부터 2일까지 이틀간, 5차 TV토론과 주말 유세 결과가 반영된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3일부터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여론조사를 공표하거나 인용, 보도할 수 없다. 그러니까 다음 주 초 발표되는 선호도 1위 후보가 대통령이 될 확률이 높은 것이다.

다만 과거 4차례 치러진 대선 전 마지막 여론조사와 실제 투표 결과를 보면, 1-2위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 내로 좁혀질 때, 실제 득표율 차이는 더 줄어들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박빙승부가 벌어졌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여론조사와 투표 당일 결과에 대한 가설은, 접전 양상에 따라 언제든 깨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15대 대선 때 한국갤럽 등 조사 기관들이 벌인 공표 금지 직전 여론조사를 보면 김대중 후보는 33.1~35.0%, 이회창 후보는 24.5%~28.9%로 두 후보의 격차는 7%~8%였다. 그러나 실제 선거 결과를 보면 김대중 후보(40.3%)가 1.6%차이로 이회창 후보(38.7%)를 간신히 이겼다.

16대 대선 상황도 15대 때와 유사했다. 당시 노무현 후보는 이회창 후보를 7% 앞선다는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들고 선거를 치렀으나, 실제 결과는 노무현 48.9%, 이회창 46.6%로, 2.3%포인트 차 신승이었다.

투표 전 공표 여론조사에서 1~2위 후보 지지율 차이가 10%포인트 이하일 때, 선거 결과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으로 전개되는 이런 경향성은 지난 18대 대선 때도 확인된다. 당시 리얼미터, 한국리서치 등 7개 기관이 벌인 마지막 조사 결과를 보면, 박근혜 문재인 후보는 45% 내외를 오가며 오차범위 내 초박빙 승부를 벌였다. 선거 결과도 박근혜 후보의 3.6%포인트 차 근소한 승리였다.

이와 반대되는 사례는 한번 뿐이었다. 이명박-정동영이 맞붙은 17대 대선이 그랬는데,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가 큰 변동 없이 실제 선거 결과로 이어졌다. 당시 기록을 보면,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후보는 43.4%~47.4%, 정동영 후보는 14.1%~17.8%였다. 실제 결과는 이명박 후보 48.7%, 정동영 후보 26.1%였다. 두 후보 간 여론조사 차이는 30%포인트 안팎이었고, 득표율 차이는 22.6%포인트였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28일 본지 전화통화에서 “1-2격차가 크게 벌어지면 각 진영이 조기에 포기하는 것이고 좁혀지면 특정 후보 중심으로 결집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대선은 과거와 달리 유동층이 많은 게 특징인데 이번 주말 조사 결과에 따라 특정 후보 중심의 결집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종반부로 접어든 19대 대선은 17대 대선 양상을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지지율과 추이를 함께 보라”고 하는데, 이번 주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가파른 하락세,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약진으로 요약된다.

한때 문재인 후보의 턱밑까지 쫓아갔던 안철수의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 4차례의 TV토론 이후 하향세로 돌아섰다. 여러 기관의 조사 결과에서, 문재인-안철수 지지율 격차는 최소 15%포인트, 최대 20%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지원 대표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지지율 하락 원인에 대해 “조정기도 좀 있었고 솔직히 TV토론에서 기대하는 안철수가 아니었다”고 했다.

홍형식 소장은 “2위 후보가 마지막 조사에서 1위 후보를 10%포인트 정도까지 추격해야 문재막판 승부를 벌일 수 있다”면서 “안철수 후보가 TV토론 등을 통해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주던가 홍준표 후보가 안 후보를 제치고 역전을 하던가 한 사람이 치고 올라가는 게 포인트”라고 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