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을 시작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그간 소홀했던 검증을 본격화하겠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의 선전포고다. 타깃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다. 문재인 후보 측은 홍준표 후보의 각종 네거티브 공세에 무시 전략으로 거리를 둬왔던 이전과 달리 정면충돌도 불사할 태세다. 이미 캠프 내부에선 홍준표 후보의 자질 부족 논란이 ‘선을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강간미수 공범 논란을 차치하고라도 홍준표 후보가 살아온 인생은 부패와 부도덕의 연속이었다”는 게 권혁기 수석부대변인의 주장이다.

◇ ‘무시’에서 ‘검증’으로 전략 수정…홍준표 상승세 견제

이를테면, 돈문제다. 문재인 후보 측에 따르면 홍준표 후보는 안기부 파견 시절 검찰과 안기부에서 이중으로 받았던 월급을 반환하지 않으려 국가와 소송까지 벌였다. 정치권에 첫 발을 내딛은 15대 총선 땐 금품을 제공하고 허위 지출보고서를 제출했다가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바 있다. 특히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1억여 원을 받은 혐의는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다. 1심에서 유죄,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피고인이라는 점에서 대통령 후보 자격을 둘러싼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문재인 후보 측이 집중 공략한 부분은 홍준표 후보의 성품과 자질이다. 역대 막말·망언 사례 10가지를 고발하며 불씨를 키웠다. 해당 내용에서 홍준표 후보는 지난해 7월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농성 중인 여영국 정의당 도의원을 향해 “쓰레기가 단식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냐. 2년간 단식해봐. 2년 뒤에는 나갈테니까”라고 말하는가 하면 올해 대선을 앞두고선 “부모님 상도 3년이 지나면 탈상을 하는데 아직도 세월호 백지를 달고 억울한 죽음을 대선에 이용한다”고 발언해 국민적 공분을 불러왔다.

여성을 모욕하거나 비하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2011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대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선 “이대 계집애들 싫어한다. 꼴 같지 않은 게 대들어 패버리고 싶다”고 말했고, 삼화저축은행 불법자금 유입설을 확인하는 여기자에겐 “그걸 왜 물어, 너 그러다가 진짜 맞는 수가 있다. 버릇없게”라며 협박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홍준표 후보는 최근에도 “하늘이 정해놨는데, 여자가 하는 일(설거지)을 남자한테 시키면 안 된다”고 말했다가 고개를 숙여야 했다. “센 척하려고 한 소리”라는 게 그의 해명이다.

▲ 문재인 후보 측은 홍준표 후보의 역대 막말·망언 사례 10가지를 고발한 데 이어 경남도지사 시절 직무수행 평가 꼴찌를 지적하며 자질을 문제 삼았다. <뉴시스>
문재인 후보 측은 홍준표 후보의 경남도지사 시절 직무수행 평가도 도마 위에 올렸다. 윤관석 공보단장은 한국갤럽의 정례 광역자치단체장 평가를 인용해 홍준표 후보가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꼴찌’라고 지적했다. 2013년과 2014년 평가도 좋지 않았다. 17명의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각각 15위와 12위를 기록했다. 이를 근거로 윤관석 공보단장은 “경남도지사 직무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분이 어떻게 국정운영을 하겠다는 건가” 반문했다.

여기에 박광온 공보단장은 홍준표 후보가 주장한 경남도 ‘채무 제로’에 대해 “5,603억원은 사실상 남은 빚”이라고 반박했다. 지역개발 기금을 전용한 것은 “적금 빼서 은행 빚 갚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고, 특별 목적의 12개 기금을 없애 일반회계로 편입한 것은 “누군 못하냐”며 “도정을 잘해서 갚은 게 아니다. 치적으로 얘기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홍준표 후보에 대한 문재인 후보 측의 검증이 계속되면서 양측의 신경전도 가열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문재인 후보 측은 물러설 생각이 없다. 보수 표심이 선거를 앞두고 홍준표 후보로 급격히 이동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그의 지지율 상승을 견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캠프 안팎에선 홍준표 후보가 조만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를 제치고 지지율 2위에 올라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홍준표 후보에 대한 검증 비중을 확대한 것은 후보의 자질 논란을 넘어 상승세 차단을 위한 전략적 차원으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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