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3차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박지원 상임중앙선대위원장과 논의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대선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중심으로 보수층이 결집하는 조짐을 보이면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대권가도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안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홍 후보 양측에 공세를 높이며 중도층·부동층 유권자 표심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후보는 2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 모두발언에서 “오늘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탈당해서 홍준표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고 한다”며 “국가의 위기나 국민의 뜻은 아랑곳하지 않는 정치인들의 낡은 이합집산이 재개됐다. 나라를 송두리째 위기에 빠뜨린 대통령 탄핵 이전 기득권 양당 체제로 돌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이런 상황이 되자 자유한국당이 살아나고 안철수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분들이 있다. 진작 안철수-유승민-홍준표 후보단일화를 했어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면서 “반문재인 단일화하라는 얘기를 천 번 넘게 들었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더 좋은 정권교체하려는 제가 후보단일화를 하는 건 국민 뜻이 아님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안 후보는 또 “정치가 다시 낡은 체제로 돌아가고 있다. 문재인 후보와 홍준표 후보를 뽑으면 보복정치가 재현될 것”이라며 “이번 대선은 친북 좌파를 막는 선거도, 보수를 궤멸시키는 선거도 아니다. 보복 정치가 재현되면 우리나라는 나락으로 떨어져 미래로 가지 못한 채 과거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역사의 퇴행 없도록 어떻게든 제가 이겨서 막아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고도 밝혔다.

박지원 상임선대위원장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탄핵 이전처럼 양극단세력이 대두되는 것은 우리 국민의당의 창당정신에도 어긋나고 그런 갈등으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극복해서 승리로 나가자는 강한 결의를 했다”며 “지금 현재 (대선구도가) 양극단세력으로 회귀하는 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강하게 그런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의 이 같은 대응은 대선구도가 원내 1·2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보혁구도로 흐를 경우 중도성향을 표방하는 정당이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라 대선구도를 ‘기득권 양당 대 새정치’ 구도로 재편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발표된 데일리안·알앤써치 5월 1주차 정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홍 후보가 안 후보의 지지율을 따라잡으며 2위로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에서 홍 후보는 전주와 비교해 6.4%p 상승해 21.2%를 기록했고 안 후보는 6.7%p 하락해 19.4%로 지지율 3위를 기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영환 선대위 미디어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탄핵을 주도했던 (권성동) 법사위원장이 친박과 함께 (자유한국당에) 복귀함으로써 낡은 정치 구도가 완성됐다. 과거 기득권 정치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총선 때처럼 안철수의 ‘새정치’가 빛을 더하게 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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