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정당 내 김무성계 의원 13명이 2일 집단 탈당을 선언해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 대선레이스에 빨간불이 켜졌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장미대선을 일주일 앞둔 2일, 바른정당 소속 국회의원 13명이 집단 탈당을 선언함에 따라 유승민 대선후보의 대선 완주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이날 오전 바른정당 김무성계 의원 13명이 집단 탈당을 선언, 자유한국당으로의 복당과 홍준표 한국당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날 탈당을 선언한 의원은 권성동·김성태·김재경·김학용·박성중·박순자·여상규·이군현·이진복·장제원·홍문표·홍일표·황영철(가나다 순) 의원 등이다.

바른정당은 당초 33명에서 지난달 28일 먼저 탈당한 이은재 의원을 포함해 14명이 탈당하게 됐다. 이에 따라 원내 교섭단체(20석 이상) 지위를 상실했다. 원내교섭단체가 아닐 경우 국회부의장을 비롯 각종 상임위원회 위원장 배분 등을 받을 수 없으며,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국회 의사일정 협의, 정당보조금 배분 등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승민 후보는 ‘대선 완주’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다. 2일 유 후보는 영등포경찰서 중앙지구대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 소속 의원들의 탈당에) 가슴이 아프다. 그분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제가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면서도 “저는 8일까지 국민들을 만나고 9일 국민의 선택을 받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낡고 부패한 보수와 가짜 보수로는 대한민국을 바꿀 수 없다. 바른정치로 새 보수의 희망을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정치를 하고 있고 대선도 그 일환”이라며 “어렵지만 그 길을 계속 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소속 의원 13명이 ‘보수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며 집단 탈당하고, 잔류한 의원 일부도 후보 단일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남은 일주일간 ‘대선 완주’를 천명한 유 후보의 당내 입지는 좁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 단일화 압박 계속 이어질 듯

바른정당 잔류파 의원들은 김무성·강길부·김세연·김영우·김용태·박인숙·오신환·유승민·유의동·이종구·이학재·이혜훈·정병국·정양석·주호영·지상욱·하태경·홍철호 의원 등 모두 18명이다. 정운천 의원의 경우 지역구에서 의견 수렴 후 탈당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잔류파 의원들 가운데 이른바 유승민계 의원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지만, 바른정당 창업주인 김무성 의원을 비롯해 그동안 후보 단일화를 주장했던 의원 일부도 잔류해 향후 이들의 행보에 유 후보의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계 의원들은 “후보 사퇴는 없다”고 일관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당내에서 후보단일화 압박이 계속될 경우 자진사퇴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정치권 일각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와 관련 범보수진영 관계자는 2일 “자진 사퇴 가능성이 없다고 보긴 힘들다. 다만 현재 유 후보는 배수진을 친 상황이라 봐도 무관하기 때문에 자진 사퇴보다 대선 완주 쪽으로 마음이 굳어졌다고 본다”고 밝혔다.

유 후보의 결심은 측근들의 발언에서도 감지된다. 이혜훈 의원은 2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지율이 좀 안 나온다고 그 잘못된 길, 우리가 도저히 같이 갈 수 없어서 나온 그 잘못된 길로 돌아가는 것이 도무지 납득이 안 된다”며 “진짜 보수는 깨끗하고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책임지고 당당한, 그게 바로 진짜 보수다. 우리는 그런 진짜 보수하려고 탈당했고 창당했다”라고 밝혀 유 후보의 행보를 지지했다.

박인숙 의원 역시 자신의 SNS에 지역구 주민으로부터 받은 유 후보 응원 메시지를 올려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박 의원이 올린 메시지에는 ‘외로운 길이지만 끝까지 유 후보와 함께 가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영우 의원도 전날 자신의 SNS에 “지금 바른정당이 어려운 상황은 맞지만, 창당 정신을 살려 우리 후보를 지지해 주고 깨끗한 정치·따뜻한 정치·제대로 된 보수 정치를 추진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밝혔다.

당 잔류를 선택했던 하태경 의원 역시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지만, 유 후보의 입장이 확고할 경우 이를 따른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남은 일주일간 유 후보의 대선레이스는 유승민계 의원들의 지지 동력을 바탕으로 완주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바른정당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김세연 선대위원장 주재 원외위원장 간담회를 열고 유 후보의 대선 완주 결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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