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당 기자회견을 위해 국회 정론관 찾은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바른정당 소속의원 13명이 탈당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보수대연합’을 구상하는 홍준표 후보 입장에서는 환영할만한 일이었다. 그러나 당내 친박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게 일었다. 지지층들로 하여금 구 새누리당의 고질적인 계파갈등 문제를 상기시키면서, 홍준표 후보에게는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오전 김성태·김학용·장제원·홍문표 등 바른정당 의원 13명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보수를 성원하는 많은 국민들이 ‘보수 분열은 있을 수 없으며, 친북좌파의 집권을 막기 위해 보수는 단결해야 한다’는 준엄한 요구를 했다”며 탈당 이유를 설명했다.

◇ 홍준표 “대선 이기려면 작대기라도 필요”

이어 “7일 앞으로 다가온 선거에서 홍준표 후보의 승리를 위해 보수가 대통합 해야 한다”며 “친북좌파-패권 세력의 집권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보수궤멸을 운운하는 친북좌파 패권세력에 이 나라의 운명을 맡기면 미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날 중으로 자유한국당에 입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환영의 의사를 밝혔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홍준표 후보는 “보수대통합이라는 차원에서 다시 들어오는 게 좋다”며 “이제 친박이 없어졌는데 무슨 감정을 갖고 그렇게 하는 건 옳지 않다. 처음 말한 대로 지게 작대기도 필요한 게 대선”이라고 말했다. 이철우 사무총장은 “절차대로 진행하겠다”며 확답은 하지 않았으나, 복당에 큰 문제는 없다는 뉘앙스로 말했다.

그러나 당내 반발은 컸다. 바른정당 의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이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재판이 열린다는 점에서 반발은 더 컸다. 강경보수 진영에서는 탄핵을 추진한 야권보다, 야권과 함께 탄핵에 가담했던 바른정당에 대한 반감이 더 큰 것이 사실이다.

◇ 친박계 반발 “박근혜 탄핵에 앞장 선 사람들 복당 안 돼”

▲ 국회 본청 앞에서 보수결집을 주요 내용으로 연설하고 있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뉴시스>
홍준표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진태 의원은 자신의 SNS에서 “나갈 땐 자기들 마음대로 나갔지만 들어오는 것은 마음대로 안 된다”며 “이들을 입당시기는 것은 탄핵으로 상처받은 애국시민들의 마음에 소금을 뿌리는 일”이라고 힐난했다.

4선의 한선교 의원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정당 인사들은) 자유한국당에 남아있는 의원들을 폐족으로 매도했던 사람들이다. 자신들이 보수의 본가라고 억지를 피웠던 사람들”이라며 “아무리 이 시기가 아무리 대통 선거 일주일 앞두고 한 표 한 표가 황금 같은 가치가 있다고 하더라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한선교 의원은 “무조건적인 일괄복당이 이뤄진다면 14년간 정들었던 자유한국당을 떠나겠다”고 엄포를 놨다.

친박 맏형으로 통하는 서청원 의원까지 나섰다. 서 의원은 “벼룩에도낯짝이 있다는 속담이 있다. 국회의원이라면 정치철학은 고사하더라도 최소한의 정치도의는 지켜야 하는 게 아니냐”며 바른정당 탈당의원들을 맹비난했다. “일부 의원들 개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합집산을 하는 모습을 국민은 인정할 수 없다”고도 했다.
 
반발이 커지자 당과 일부 의원들이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은 ‘입당확정이 아니라는 점’을 취재진들에게 전달하는 등 부산했다. 김태흠·박대출·이우현 의원과 함께 정론관 기자회견에 나선 이완영 의원은 “대구경북 민심이 요동치고 있는데 13명의 의원들 입당은 아니라고 하니 동요치 말고 홍준표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서 범국민적 차원에서 이해를 해달라. 태극기 부대도 흔들리지 말고 당선의 영광을 함께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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