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순실 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은 자리에서 재판을 받는 것은 살을 에는 고문”이라면서 별도 재판을 요구했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돼 있는 서울구치소로 이감을 원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성 기자] 최순실 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나타냈다. “같은 자리에서 재판을 받는 것은 살을 에는 고문”이라면서도 서울구치소 이감을 요청했다. 서울구치소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돼 있다. 당초 최씨도 서울구치소에 수감됐으나, 두 사람이 마주칠 경우 증거인멸의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교정당국은 최씨의 이감을 결정했다.

최씨는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변호인을 통해 “매일 재판을 받고 있고 때때로 검찰에 소환돼 정신적, 육체적으로 부담 받고 있는 상태”라고 호소했다. 특히 최씨는 “오랜 세월 존경하고 따르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재판정에까지 서게 한 자신에게 말할 수 없는 자괴감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최씨의 변호인은 “검찰이 공소장에 공동 피고인으로 기소하면서 (별도로 재판을 받는) 실낱같은 소망도 날아가 버리자 최소한의 인간적인 배려마저 외면한 점에 대해 (최씨가) 섭섭히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최씨의 요구를 거부했다. 최씨의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증인 신문을 2번 진행해야 하는데 증인만 140여명이다. 물리적으로 어렵다.

서울구치소 이감 요구도 쉽지 않다. 재판부는 법무부 장관에게 요구하거나, 이의에 따른 행정소송을 권유했다. 최씨의 변호인은 “서울구치소는 교통편이 자주 있는 데 비해 남부 구치소의 경우 그렇지 못하다. 차량 이동시간만 왕복 3시간이고, 대기 시간도 몇 시간씩 걸린다”면서 “재판 일정도 빠듯한데 이동시간까지 길어 심신이 많이 지친 상태”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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