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기간 내내 적폐청산에 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결과를 확인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출구조사에서 승리를 확신한 문재인 후보는 개표가 시작된 지 2시간 만에 당선을 확정지었다. 최종 득표율은 41.08%2위인 홍준표 후보(24.03%)와는 큰 격차를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말처럼 압도적인 승리였다.

 

승리의 원동력은 촛불집회로 분출된 새 대한민국을 원하는 국민들의 염원이었다. 박근혜 정부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드러나자 1,700만 국민들은 이게 나라냐며 촛불을 들었다. 전 세계에서도 사례가 드문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건으로 이어졌다. 대선에서도 국민들은 적폐세력을 청소할 후보를 찾았고, 정통야당의 문재인 후보가 낙점됐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폭발한 촛불민심 이게 나라냐
 
문 대통령 역시 선거운동 과정에서 촛불혁명을 완성시킬 적임자라는 점을 빠지지 않고 강조했다. 유세장소나 선거구도에 따라 메시지가 일부분 변화를 보였지만, ‘촛불혁명의 완성이라는 의미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빠지지 않았다. 마지막 유세장소를 촛불혁명이 시작된 광화문 광장으로 잡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당선소감에서도 문 대통령은 정권교체를 염원했던 국민들의 간절함이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정의가 바로서는 나라, 원칙을 지키고 국민이 이기는 나라, 상식이 상식으로 통하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선거과정에서 변수는 많았다. 여느 선거와 마찬가지로 제3의 인물을 원하는 여론이 있었고, 네거티브도 난무했다. ‘개헌을 명분으로 정치세력 간 이합집산도 있었고, 후보 단일화를 요구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선거 막판에는 전통적 보수를 결집시키기 위한 색깔론까지 동원됐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고 새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국민적 염원을 넘을 수 없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이후 문 대통령을 지지율 1위의 유력후보로 만든 국민들은 이변을 허용하지 않았다.
 
▲ 지난해 12월 촛불집회에 모인 100만 시민들의 모습. 문재인 대통령은 촛불민심에 큰 빚을 진 셈이다.
문재인 정부의 시대적 사명은 적폐청산공정사회
 
특히 적폐를 청산하고 공정한 사회를 요구하는 20~40대 청년층의 분노가 컸다. 이번 대선의 투표율은 77.2%18대 대선(75.8%) 보다 높았다. 정치권에서는 청년층의 표심이 상당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촛불민심의 힘으로 적폐청산의 호기를 맞이했으나 문재인 정부가 앞으로 넘어야할 과제는 적지 않다. 당장 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던 60%에 달하는 국민들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문 대통령은 인수위 없이 바로 대통령 업무를 시작한다. 총리 및 내각인선 과정에서 대탕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적폐청산의 동력은 시작부터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지금부터 한 걸음 한 걸음이 살얼음판인 셈이다.
 
이를 감안한 듯 문 후보의 당선 첫 메시지는 통합이었다. 당선이 확실시 된 후 광화문 광장으로 나선 문 대통령은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도 챙기는 통합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 자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등 당내 대선경선 경쟁자들도 함께했다. 박원순 시장은 새로운 민주정부의 성공을 위해 모든 힘을 함께 하겠다고 말했고, 안희정 충남지사는 국민 분열시키지 않겠다. 문재인 정부에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국민통합을 매개로 적폐청산에 돌입해야 하고, 일정 시점이 지난 뒤 반드시 그 성과물을 국민들에게 내놓아야 한다. 이것이 문재인 정부가 짊어져야 할 책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