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75.9% 본사에 배당, 기부는 매출액 0.05% 불과

▲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은 의류브랜드 유니클로(사진) 등을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가 유일하게 0%였다.
[시사위크=강준혁 기자] ‘기부금 0원.’
지난해 일본계 의류브랜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매출 1조1822억원에 당기순이익 828억원을 기록했지만 기부는 1원도 하지 않았다.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돈을 벌고도 최소한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점에선 분명 뒷말을 나을 수 있는 사안이다. 문제는 이 같은 사정이 비단 유니클로만의 얘기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11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매출 상위 500대 기업에 포함된 외국계 기업 44개사와 국내 기업 374개사의 배당성향과 기부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 외국계 대기업의 배당성향은 75.9%로 조사됐다. 이들 외국계 대기업은 3조5,451억원의 당기순이익 중 2조6,917억원을 배당 형태로 본사에 송금했다. 국내 대기업의 평균 배당성향인 23.6%와 비교하면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외국계 대기업의 본사 배당액은 순이익의 75.9%에 달했지만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은 국내 대기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대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이 0.05%(국내 대기업 0.12%)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에서 번 돈 대부분을 본사에 배당하면서 사회적 기부는 ‘쥐꼬리’ 수준에 그친 것이다.

외국계 기업 중 배당성향이 가장 높은 곳은 볼보그룹코리아로 192.0%에 달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의 2배 가까운 금액을 본사에 배당했다. 이외에도 동양생명(170.2%), 도시바일렉트로닉스코리아(153.5%), 콘티넨탈오토모티브시스템(149.4%), 아디다스코리아(140.1%)도 순익보다 많은 배당을 실시했다.

유한킴벌리(89.3%), 한국바스프(88.1%), 메트라이프생명(82.9%)의 배당성향이 80%를 넘었고, 라이나생명(61.0%), 동우화인켐(60.5%) 에쓰오일(59.9%), 도레이첨단소재(56.9%),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52.0%), 한국니토옵티칼(50.1%) 등도 순익의 절반 이상을 배당으로 송금했다.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은 의류브랜드 유니클로 등을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가 유일하게 0%였다.

이어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0.0003%, 500만원)와 노무라금융투자(0.0003%, 1000만원), 한국스티롤루션(0.0006%, 500만원), 한국니토옵티칼(0.0007%, 500만원), 르노삼성자동차(0.0008%, 5000만원)도 쥐꼬리 기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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