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브로드밴드와 페이스북이 캐시서버 설치비용 분담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SK브로드밴드와 페이스북의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캐시서버 비용분담을 놓고 서로 갈등을 보였다는 것. 일각에선 고객들로부터 요금을 받는 ISP(인터넷서비스제공자)가 부담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보낸다. 다만 업계에선 현재 국내 정책상 형평성의 문제와 더불어 글로벌 트래픽의 급증 등을 이유로 해외 사업자들도 분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16일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지난해 말 SK브로드밴드에게 국내 캐쉬서버의 무상 설치를 요청했다. 이후 거절당하자 페이스북은 SK브로드밴드의 접속경로 중 일부를 차단했다. 지난해 말부터 SK브로드밴드 고객들이 호소했던 페이스북 접속 지연 사태의 원인이 드러난 셈이다.

페이스북은 접속을 막은 건 부인했지만, 캐쉬서버 무상설치와 관련해선 “그런 사례가 없었다”며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은 SK브로드밴드 및 국내 IT환경의 잘못된 행태를 지적한다. 고객들에게 사용료를 받는 ISP가 CP(콘텐츠 공급자)들에게 트래픽 비용을 받는다면 이중과금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CP를 유치함으로써 가입자 모집에 도움 된다는 말도 나온다.

또 SK브로드밴드가 해외 CP의 캐시서버를 국내에 유치할 경우 오히려 이득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국내에 캐시서버 설치 시 해외 망을 통하지 않고도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 관계자는 “(국내외 ISP 사업자간 상호접속료 지급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며 “하지만 원칙은 망 규모가 작은 사업자가 큰 사업자에게 지불한다. 국내 사업자들의 규모가 미국, 일본보다 크다고 평가받진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업계에선 페이스북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며 반발 중이다. 우선 걸림돌은 국내 CP들과의 형평성 문제다. 현재 네이버, 다음, 아프리카TV 등 국내 CP들은 국내 ISP들에게 상당량의 트래픽 비용을 내고 있다. 미래부의 ‘망 중립성’이 사업자 차별 없이 동등한 조건에 서비스를 제공하라는 뜻인 만큼, 페이스북의 국내 망 무임승차는 현재 정해진 질서를 무너뜨릴 가능성이 존재한다.

아울러 페이스북의 콘텐츠가 최근 동영상 위주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ISP로선 부담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VR, AR콘텐츠의 증가로 페이스북 관련 트래픽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변화된 상황에선 새로운 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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