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지인에게 보낸 옥중서신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지켜서 망가진 나라를 바로 세워 달라”고 당부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감동받았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승리로 막을 내린 19대 대선을 ‘낯선 선거’라 부르면서도 “참으로 든든하고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강기석 노무현재단 상임중앙위원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서다. 한명숙 전 총리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의정부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강기석 위원이 17일 공개한 한명숙 전 총리의 편지에 따르면, 그는 대선을 앞두고 걱정이 많았다. “선거 일주일 전부터는 숨도 크게 쉴 수 없을 정도로 마음조림과 불안감이 몰려와 홀로 견뎌내기 참 힘겨웠다”는 게 한명숙 전 총리의 설명이다. “혹시나 북한이 핵실험이나 하지 않을지 온갖 상상을 하며” 급기야 대선을 사흘 앞두고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대선이 끝난 지금은 달라졌다. “지금 걷는 길이 비록 가시밭길이어도 두렵지 않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색깔론 북풍 흑색선전이 도저히 먹혀들지” 않을 만큼 “어떤 일이 닥쳐도 꼭 이겨야 한다는 시민들의 헌신성과 간절함”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한명숙 전 총리는 “자신의 삶의 결정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위대한 시민들이 있어 이젠 걱정 없다”면서 “(시민들이) 맞잡은 그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문재인 대통령을 지켜서 사람 사는 세상으로 가는 길을 놓아 줄 것”이라고 믿었다.

이에 따라 한명숙 전 총리는 출소 후엔 정치와 멀리할 계획이다. “책 쓰는 일과 가끔 우리 산천을 훌훌 다니며 마음의 징역때를 벗겨 볼까 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그는 “험한 길이어도 바보들이 문재인을 지켜서 망가진 나라를 바로 세워 달라”고 당부했다. 한명숙 전 총리는 오는 8월 출소한다.

앞서 강기석 위원은 김수남 전 검찰총장이 퇴임사에 인용한 소동파의 시구 ‘인자함은 지나쳐도 화가 되지 않지만 정의로움이 지나치면 잔인하게 된다’를 언급하며 “(검찰이) 한명숙 전 총리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고, 꼬박 2년 징역을 살리고, 영치금까지 빼앗고, 남편의 통장을 털어 추징금을 징수한 이런 잔인한 짓거리는 검찰이 정의로웠기 때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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