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묵념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차기 대권 도전을 위한 신호탄을 쐈다. 안 전 대표는 18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대국민 감사 인사를 할 예정이다. 선거운동 기간 했었던 ‘뚜벅이 유세’ 형식을 빌려 일종의 낙선 인사를 다니는 것이다. 민심을 직접 들으며 대선 패배 이유를 되짚고 ‘정치인 안철수’의 재개를 알리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안 전 대표는 지난 14일 사실상의 대권 재도전 선언을 했다. 안 전 대표는 자문그룹 ‘전문가광장’과의 만찬 자리에서 “전적으로 제가 부족했다”며 “5년 뒤 제대로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사람으로 인정을 받아 결선투표 없이도 50% 이상을 지지받을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패배 직후 대권 재도전 여부에 대해 “당분간 재충전의 시간을 갖겠다”고 에둘러 답했던 것보다 입장이 명확해진 것이다.

안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대선 패인에 대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당선될까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찍었다는 분들이 있었다” “지난 대선에 결선투표제가 도입됐다면 1차 투표에서 제가 2위, 어쩌면 1위도 할 수 있는 구도였다” “(‘뚜벅이 유세’를) 한 달간 못한 게 아쉽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본인 의사를 잘 표현할 수 있을 때까지 제가 더 잘 준비하겠다”며 “대선에서 저를 찍어준 700만 명(가량)은 엄청난 숫자”라고도 했다.

안 전 대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대선 패배 이후 첫 공식 일정을 재개했다. 호남을 시작으로 자신의 지지자들을 찾아 조용한 낙선 인사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정치적 행보는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 네트워크 내일’을 보완할 수 있는 정책그룹과 지지그룹 등 ‘조직 구축’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안 전 대표의 성급한 행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 본인의 판단이겠습니다만, 그게 국민들한테 공감대가 있겠느냐”며 “휴지기가 필요하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경우도 선거에 실패하고 한두 해 정도 쉬고 지지자들의 정계 복귀를 원하는 여론으로 컴백을 했었다. 그런 것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1992년 대선 패배 후 정계은퇴를 선언했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정계복귀를 선언하기까지 약 3년의 시간이 있었다. 권은희 의원도 같은 날 불교방송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국민의당의 좀 더 합리적인 역할, 자리매김에 가장 핵심적으로 안 전 대표가 중추적인 역할을 해주셔야 될 것”이라며 “다만 시간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초기의 ‘허니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안 전 대표의 행보가 주목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 전 대표가 얼마나 (역할을) 할 수 있느냐, 국민의당이 얼마나 (성과를) 보여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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