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성 아워홈 부회장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다음 달이면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오른 지 1년이 된다. 지난 1년간 조용히 입지를 다져온 그는 최근 위기를 겪었다. ‘후계자’ 경쟁에서 밀려났던 동생인 구지은 캘리스코 대표가 그의 경영권에 도전을 했던 것. 동생의 반격은 실패로 끝났지만 올해 그는 중요한 시험대에 서게 됐다.

◇ 취임 첫해 영업이익ㆍ순이익 호조

구본성 부회장은 지난해 6월 아워홈의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장남인 그는 경영에 일절 참여하지 않고 최대주주 지위만을 유지해오다가 지난해 3월 등기이사로 선임되면서 회사에 발을 들였다. 명실상부한 ‘후계자’ 자리도 꿰찼다. 이전까지 후계자로 거론돼 온 막내 동생 구지은 대표는 자회사 대표로 자리로 옮기며 입지가 약화됐다.

재계에선 ‘구본성 체제’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 아워홈이 새로운 대표이사 선임을 계기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으나 경영 실무 경험이 거의 없어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았다.

일단 취임 첫해 실적 성적표는 준수했다. 아워홈은 급식사업과 식사재, 외식사업 등을 영위하는 식품기업이다. 매출 비중이 가장 큰 것은 급식사업이다. 아워홈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4,336억원으로 전년대비 2.2% 신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15억원으로 전년대비 25% 올랐다. 순이익은 636억원으로 전년 대비 44.6% 증가했다. 작년에 거둔 영업이익은 2000년 회사가 설립된 이래 사상 최대 수준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실적 성장세에도 최근 구본성 부회장 체제는 위기를 맞는 모습이 연출됐다. 동생인 구지은 대표가 지난 3월 서울중앙지법원에 ‘이사 선임의 건’으로 임시 주총을 요청하는 ‘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이를 남매 간 경영권 분쟁의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구 대표의 시도는 무위로 돌아갔다. 지난 8일 사외이사 추가 선임안을 안건으로 임시주주총회를 열었지만, 부결됐다. 구 대표의 지지 세력으로 관측됐던 언니 구미현 씨가 오빠의 편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 경영권 분쟁 불씨 진화 과제

아워홈 지분은 구 회장의 자녀 4명이 나눠 갖고 있다. 장남인 구 부회장이 38.56%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고, 구 대표가 20.67%로 뒤를 잇고 있다. 이어 구 사장의 언니인 구미현, 구명진 씨가 각각 19.28%, 19.60%를 보유하고 있다. 언니들을 지지 세력으로 품는다면 언제든지 체제 전복이 가능한 셈이다. 일단 주주들은 현 경영진의 경영 개선 노력을 지켜보는 쪽으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안정적인 경영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그만의 확고한 경영 성과가 필요한 실정이다. 업계에선 그가 주도하고 있는 ‘해외 사업’과 ‘신사업’이 이를 가늠하는 중요 잣대가 될 것을 보고 있다.

구 부회장은 올 초 자신의 직속으로 ‘해외·전략 사업부’를 신설하고 미래 먹거리 개발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지난달에는 베트남 하이퐁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현지 급식시장에 뛰어든다는 소식도 전했다. 여기에 신사업으로 육성 중인 생수사업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주목되고 있다. 아워홈은 지난해 12월 PB 상품인 ‘아워홈 지리산수’를 출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아워홈 관계자는 “다양한 사업을 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구 부회장이)취임한 후에 가장 관심을 쏟고 있는 쪽은 해외사업과 신사업이다. 베트남 진출도 이에 따른 가시적인 성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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