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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특사 외교 “통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전화외교에 이은 특사단 파견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빚어진 5개월의 외교 공백을 빠르게 메웠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일단 합격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빚어진 5개월의 외교 공백을 빠르게 메웠다. 취임 첫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시작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까지 한반도 주변 4강(미·중·일·러) 정상들과 ‘전화외교’를 펼쳤다. 후속조치도 신속했다. 취임 5일 만에 4강에 파견할 특사를 발표했다. 바로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 이해찬·문희상·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각국으로 떠난 특사들은 정상을 직접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양국의 관계 발전을 위한 협력을 재확인했다.

무엇보다 각국에 우리의 입장을 분명하게 전했다는 데 높이 평가됐다.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 홍석현 미국 특사는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고, 이해찬 중국 대사는 “중국 내 우리 국민과 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문희상 일본 특사는 위안부 합의 문제에 대해 “우리 국민 대다수가 수용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양국 간 껄끄러운 현안이지만 피하지 않고 해결책 모색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 홍석현 예우, 셔틀외교 재개… 문재인 정부에 호감 표시

성과도 나왔다. 북핵 문제에 대해 미·중·일과 공조 강화의 의견 일치를 이룬 것.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라는 단어를 처음 썼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그는 17일(현지시간) 홍석현 특사와 만나 “현재는 압박과 제재 단계에 있지만 어떤 조건이 되면 관여로 평화를 만들 의향이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방미하면 북핵 문제를 포함해 한·미 동맹 문제를 긴밀하게 협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호감이 엿보인다.

실제 트럼프 정부는 홍석현 특사에게 전례 없는 예우를 보였다. 미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한국 특사를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났다. 이 자리엔 부통령(마이크 펜스)은 물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매슈 포틴스)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도 얼굴을 비췄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미 동맹 약화를 우려한 목소리는 수그러졌다.

   
▲ 문재인 정부 첫 특사단은 각국에 현안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분명하게 전하는 한편 북핵 문제에 대한 공조 강화 의견을 재확인했다. 사진은 홍석현 미국 특사, 이해찬 중국 특사, 문희상 일본 특사, 송영길 러시아 특사. <뉴시스>
아베 총리는 ‘셔틀외교’ 재개에 흔쾌히 합의했다. 셔틀외교는 양국 정상이 연 1회 정기적으로 상호 방문해 의견을 주고받는 방식을 말한다. 오해도 털어냈다. 아베 총리는 18일 문희상 특사와 만나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북한에 먼저 가겠다’고 발언한 진의를 물었고, 이에 문희상 특사는 북한 문제 해결 등의 ‘전제조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역시 자주 만나서 들어봐야 오해가 풀린다”고 응수했다.

뿐만 아니다. 사드 배치 문제로 경제보복에 나섰던 중국과 관계 개선의 물꼬를 텄다. 시진핑 주석은 19일 이해찬 특사와 만나 “한국이 중국을 중시하는 만큼 중국도 한·중 관계를 중시한다”면서 “상호 신뢰를 구축하며 갈등을 잘 처리해 양국 관계를 이른 시일 내 정상 궤도로 되돌리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해찬 특사를 파견한 데 대해 “새 정부가 한·중 관계를 중시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각 정상과 조기 회담이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당장 한·미 정상회담은 내달 말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한·중, 한·일 정상회담은 오는 7월로 점쳐지고 있다.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단독 회담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시진핑 주석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베이징 방문을 공식적으로 초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중국이 사드 배치 철회를 거듭 주장하고 있는 데다 일본은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합의 내용에 대한 이행을 요구했다. 사실상 양국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해찬 특사는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진정성 있는 대화가 몇 차례 더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문희상 특사는 아베 총리와 위안부 합의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했으나 더 이상의 발언은 삼가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송영길 러시아 특사는 오는 22일 출국한다.

 

소미연 기자  pink2542@sisa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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