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당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한 정우택(오른쪽)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정 대표는 오는 7월 3일 전당대회를 열고 새 지도부를 선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뉴시스>
[시사위크=신영호 기자] 자유한국당 차기 지도부 구성과 관련해, 당내 재선 의원들이 집단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검토하기로 했다. 인재 육성의 의미가 담긴 집단 비대위는 강한 대표에 기반 한 단일지도체제와 결이 달라 ‘홍준표 추대론’의 대안적 성격이 짙다. 7월 초 전당대회를 앞둔 한국당의 노선 경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정용기 한국당 의원은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재선의원 모임에서 “기존 지도체제를 단일성으로 가서 (당 대표에게) 권한을 줘도 잡음만 나올 수 있다”며 “집단 비대위 체제를 통해 민주적 소통을 보여주고 사람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용기 의원은 “우리당 경우 이회창 같은 강력한 지도자가 없는 게 사실”이라며 “당 지도부들이 5년 후에 대권에 도전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사람 키우는 중심으로 전대를 치러야 한다”고 했다.

재선인 김선동 의원은 모임에서 “한국당이 제1야당이 됐지만 비관적으로만 볼 상황은 아니다”라며 “과거처럼 여당 발목 잡는 야당이 아니라 국민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우리가 먼저 하는 모습 보여주면 국민들이 우리당을 평가할 것이다. 우리에게 야당의 상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현재 차기 지도부를 당 대표 중심의 단일지도체제로 할지 최고위원 중심의 집단지도체제로 할지 정하지 못한 상태다. 단일지도체제는 홍준표 전 경남지사 측이, 집단지도체제는 친박계 일부 의원들이 선호하고 있다. 두 가지 모두 대야관계에서 강한 야당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재선 의원들이 합리적 야당과 인재육성에 방점이 찍힌 집단 비대위 도입을 검토하기로 해, 전대가 열리기 전까지 한국당 노선 경쟁은 치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당 전대는 7월3일 개최된다. 한국당 비대위는 이날 회의를 갖고 전대 일정을 결정했다. 전대 출마가 점쳐졌던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정우택 권한대행은 비대위 회의에서 “제1야당으로 원내 협상과 인사청문회, 입법 과제 대체 등 원내대표 책무에 전념하기로 했다”면서 “당 대표 권한대행으로 차기 전대 준비 등 당 재건 작업을 완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은 전대 룰 마련을 위해 조만간 전대 준비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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