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2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직책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직책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시길 부탁한다.” 윤석열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의 첫 출근 소감이다. 그는 22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청사에서 기자들과 가볍게 인사말을 나눴다. 하지만 국정농단 사태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재수사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윤석열 지검장은 말을 아꼈다. 이날 취임식도 생략하기로 했다. 대신 검사·직원들과 약식으로 상견례를 가질 계획이다. 서울중앙지검장은 정예 검사 240여명을 포함해 약 1,000명이 근무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검찰청 수장이라는 점에서, 취임식을 생략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선 술렁이는 조직 분위기를 다독이려는 윤석열 지검장의 포석으로 해석했다.

앞서 이영렬 전 중앙지검장은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좌천됐다. 이른바 ‘돈봉투 만찬사건’으로 감찰 대상에 오르면서 사임을 표명했으나, 감찰 중에는 사표가 수리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반려됐다. 그의 업무 공백은 지난 19일 인선에서 메웠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영렬 전 지검장보다 다섯 기수 아래인 윤석열 현 지검장을 승진시켰다. 관례를 깬 파격 인사다.

뿐만 아니다. 중앙지검장 직급도 고검장에서 검사장급으로 낮췄다. “정치적 사건 수사에서 검찰총장 임명권자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이 계속된 점을 고려해 종래와 같이 검사장급으로 환원시켰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정치권의 눈치보기식 수사는 하지 말라는 얘기다. 결국 윤석열 지검장의 전면 등장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고강도 검찰 개혁과 맞닿아 있다. 검찰 조직이 술렁이는 배경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 지검장을 임명하면서 “현재 우리 대한민국 검찰에 가장 중요한 현안은 역시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수사, 그리고 공소유지라고 생각한다. 그 점을 확실하게 해낼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지검장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수사팀장을 맡았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