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보생명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교보생명의 기업공개(IPO)를 둘러싸고 투자업계의 관심이 계속되고 있다. 교보생명의 상장 추진은 불확실한 대외 환경 탓에 탄력이 붙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 교보생명 상장 추진 ‘안갯속’

교보생명의 상장추진은 몇 년째 소문만 무성한 채 구체적인 진척이 없는 상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자금회수 압박과 자본확충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가능성이 엿보였지만 최근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모양새다.

특히 최근 상장한 ING생명이 기대와 달리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상장 추진 논의가 동력을 잃는 분위기다.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ING생명은 11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이래, 쭉 공모가((3만3,000원)를 밑돌고 있다. 22일에도 전일 대비 0.81% 하락한 3만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높은 배당성향과 재무건전성 등을 내세워 공모 시장을 달궜던 것에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불투명한 업황과 규제 리스크가 투심을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교보생명은 자본확충을 위해 상장을 추진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2021년 새 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됨에 따라 자본확충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새 회계기준은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렇게 되면 보험 부채가 늘어나 준비금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 적정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자기자본도 늘려야 하는 처지다. 이는 교보생명도 마찬가지다. 

교보생명은 자본확충을 위해 지난달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키로 했다. 총 5억 달러(약 5,600억원) 규모이며, 전액 해외에서 발행된다. 신종자본증권이란 주식처럼 만기가 없거나 길고 채권처럼 매년 일정한 이자를 주는 금융상품으로 자기자본으로 인정된다.

이에 대해 교보생명 관계자는 “상장 추진 여부와 시기 등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며 “서두를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당장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자본확충이 어느 정도 필요할 지 여부를 살펴보고 기업 가치를 적정하게 인정받을 수 있는 때나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교보생명 “기업가치 적정 평가 받을 때 추진”

다만 이를 재무적 투자자들이 언제까지 기다려 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지난 2012년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상장을 전제로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24%를 인수해 교보생명의 2대 주주가 됐다. 교보생명이 상장이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시한은 지난 2015년 9월까지다.

이에 따라 교보생명의 고민은 깊어지는 모양새다.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데 안팎의 환경이 녹록지 않다. 새 회계기준 도입 이슈로 불확실성이 커졌고, 자살보험금 미지급 사태와 관련, 제재가 확정됐다. 교보생명은 빅3 생보사 가운데 홀로 영업정지 1개월 등 처분을 받았다. 지연이자는 지급하지 않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전액을 지급키로 해 한단계 낮은 기관경고 징계를 받았다.

이에 교보생명은 재해사망을 담보하는 보장성보험을 한 달간 판매하지 못하게 됐다. 3년간 인수·합병(M&A) 등 신사업을 벌일 수 없다. 교보생명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것은 창립 58년 이래 처음이다. 이번 징계로 당분간 영업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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