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티은행 대규모 점포 통폐합을 둘러싸고 노사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대규모 점포 폐쇄를 둘러싸고 씨티은행 노사 갈등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측의 점포 통폐합 정책에 반발하고 있는 노조는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쟁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 점포 통폐합 둘러싸고 팽팽한 갈등

씨티은행 노조는 지난 16일부터 쟁의행위에 돌입했다. 이날 1차로 조합원에 ▲정시 출퇴근 ▲각종보고서 금지 ▲행내 공모에 따른 면접금지 등 단체행동 지침을 내렸다. 19일부터는 점포통폐합 관련 각종 검사거부 ▲고객 마케팅 활용 동의 거부 ▲ 공모 관련 철회 및 거부 확인서 징구 등도 추가하며 투쟁 수위를 높였다.

노사 간 갈등을 촉발시킨 사안은 ‘대규모 점포 폐점’이다. 씨티은행은 올 하반기까지 기존 126개 소비자금융 영업점을 25개로 축소키로 결정했다. 전국 영업점의 80%를 통폐합하고 대형 거점 점포를 특화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 측은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고 있는 디지털 금융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통폐합되는 점포의 직원은 대형 WM센터와 고객가치센터, 고객집중센터 등으로 재배치할 예정이다.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은행의 입장이다. 

하지만 노조는 이를 대규모 인원감축으로 이어지는 수순으로 보고 있다. 근무 환경 변화와 영업 기반 상실로 퇴사가 자연스럽게 유도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고객가치센터’와 ‘고객집중센터의 역할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노조는 두 센터가 사실상 콜센터나 다름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씨티은행은 단순 고객 상담을 하는 곳이 아니라 금융전문가의 전문적인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는 비대면 채널이라고 맞서고 있다.

◇ 노사, 의견차 좁히기 '험난'

여기에 노조의 각종 폭로가 더해지면서 노사관계는 더 냉각되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간부 폭행 의혹 건으로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노조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18일 투쟁명령 이행여부 점검을 위해 현장을 찾은 여성 노조간부를 향해 인사부 직원이 팔을 강하게 쥐고 흔드는 등 완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 관계자는 “폭력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점포 통합에 따라 새로운 직군이 생기면서 직원의 자율적인 의사로 면접이 진행됐다”며 “그런데 노조 간부가 면접장에 찾아와 면접 절차를 계속 방해해 현장 직원이 팔을 잡고 나가자고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는 형사고발까지 예고해 양측의 공방은 계속될 분위기다.  노사 간의 합의점을 찾는 작업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는 최소 100개의 이상의 점포는 유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점포 축소 또한 순차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할 시에는 파업 수순을 밟은 방침이다.

이와 관련 씨티은행 측은 “희망퇴직을 포함한 인적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며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퇴직금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는 임금 체계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만 25년 근무 시 약 53개월에 달하는 추가 퇴직금제도의 상설을 요구하고, 경영권에 해당하는 영업점 통합을 반대하면서 협상을 결렬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노조와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임단협 관련 현안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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