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이 차기 당대표 선출을 앞두고 당내 내홍을 겪고 있는 반면, 바른정당은 하나로 뭉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사진 왼쪽은 표정이 굳은 정우택 한국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오른쪽은 주호영 바른정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각각 차기 당대표 선출을 앞두고 명암이 극명하게 갈린 형세다.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보수세력 결집’에 주력했던 한국당은 친박근혜계와 비박근혜계간 당권 경쟁으로 당이 반쪽으로 갈라질 위기에 처한 반면, 바른정당은 ‘집단탈당 사태’ 이후 당내 목소리가 하나로 조율되고 있는 양상이다.

한국당은 지난 22일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시점을 오는 7월 3일로 결정했다. 바른정당 역시 같은 날 의원전체 회의에서 오는 6월 26일 당원대표자회의를 통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두 당의 차기 지도부 선출은 대선 패배 후 새 지도부를 통해 당을 재정비하고 내년 지방선거와 내후년 총선에 대비할 목적이다. 이에 따라 두 당의 차기 지도부는 내년 지방선거와 내후년 총선에서 ‘보수진영 재건’을 목표로 본격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의 경우 홍준표 전 경남지사 추대론과 친박계 의원들의 ‘집단지도체제 전환’이 맞붙는 상황이다. 특히 홍 전 지사는 친박계의 ‘집단지도체제 전환’ 주장에 “구(舊)보수주의 잔재들이 집단 지도 체제로 회귀하는 당헌(黨憲) 개정을 모의하고 있다고 한다"며 "허수아비 대표를 앉혀 놓고 계속 친박 계파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홍 전 지사가 상왕(上王)이냐. 자기가 뭐라고 얘기하면 그게 법이고 지침이냐"고 발끈했다.

◇ 내홍 후 결속하는 바른정당…50대 기수론 등장

바른정당도 내달 26일 전당대회에서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당내 3선 의원들이 차기 당대표 자리를 두고 경쟁에 뛰어드는 양상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바른정당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김용태(3선‧서울 양천구을)‧김영우(3선‧경기 포천시가평군)‧김세연(3선‧부산 금정구)‧이혜훈(3선‧서울 서초구갑) 의원 등이다. 이들은 모두 50대 초반이다. 이와 함께 초선의 정운천(전북 전주을) 의원도 차기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바른정당은 당초 차기 지도부 구성을 두고 당내 투톱 격인 김무성‧유승민 의원이 전면에 나서 당 재정비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유승민 의원이 대선 패배 이후 백의종군을 선언했고, 김무성 의원 역시 지난 17일 일본 출국에 이어 6월 중 외교통일위원회 해외 출장에 참여하는 일정을 잡는 등 전면에 나서는 것을 꺼려하는 것으로 알려져 당이 ‘새로운 인물’ 찾기에 나서게 됐다. 이와 관련, 지난 15~16일 강원도 고성 국회연수원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찬회’에서도 “젊고 역동적인 인물이 차기 당 지도부를 이끌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당내에서 ‘젊고 역동적인 인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시되면서 당내 3선 의원들이 차기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당대표 후보로 거론된 의원들은 “고민 중”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세부적인 전당대회 일정이 확정되면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가운데 김영우·김용태·정운천 의원은 김무성 의원과, 김세연·이혜훈 의원은 유승민 의원과 각각 가까운 사이로 분류된다.

이에 두 계파가 지난 3월 ‘김무성 비대위원장 추대론’을 두고 한차례 내홍을 겪은 뒤 ‘리턴매치’를 벌일 것이라는 주장도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다만, 당내 두 계파가 또 다시 강하게 맞붙어 일부 의원이 탈당하는 사태로까지 이어질 경우 원내교섭단체 지위마저 잃을 수 있어 ‘네거티브 경선’은 치러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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