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일본 공식 홈페이지. 주소부터 내용까지 'SAMSUNG'이란 문구가 제외됐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삼성전자가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여전히 부진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 내에 존재하는 반한감정 및 삼성에 대한 거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8%의 점유율로 5위를 기록했다. 반면 1위는 전체 시장의 51.3%를 차지한 애플이 올랐다. 그 외 2위는 소니(13.5%)가 차지했고, 후지쯔(5.9%)와 샤프(4.1%)가 뒤를 이었다.

이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선 판매량 1-2위를 다투고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는 최신 기술이 적용된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정받는다. 1대당 판매가가 90~100만원을 훌쩍 넘겨도 잘 팔린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일반적으로 애플과 삼성전자가 경쟁구도를 형성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일본에선 현지 제조사들과의 경쟁에서도 한참 밀린 형세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일본 현지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정받지 못한 탓이라는 평가다. 특히 일본의 경우 소니 등 과거 글로벌 1위 전자업체를 보유한 전적 때문에, 삼성전자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에 정통한 관계자는 “현지에선 (삼성전자 제품을) 안드로이드 폰 중엔 최고로 인정하지만, 한국기업에 대한 거부감도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삼성의 상호 때문에 거부감을 형성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본 대기업엔 삼능(미쯔비시) 삼정(미쯔이) 삼월(미쯔꼬시) 등이 있다”며 “삼성이 자신들의 대기업을 모방했다고 보는 정서가 있다”고 전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SAMSUNG’라는 상호를 제품에서 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일본시장에서 출시되는 갤럭시 시리즈에 삼성 로고를 제외했다. 현재는 현지 법인의 공식 홈페이지 주소도 갤럭시모바일(galaxymobile.jp)로 변경했다. 이 페이지에서 ‘삼성’이란 단어는 회사소개 또는 저작권 표시에서만 찾아볼 수 있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현지 이통사들도 아이폰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NTT도코모 등 일본 이통사들은 애플 아이폰만을 위한 별도의 메뉴를 추가해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 갤럭시 제품들이 스마트폰 카테고리에 포함된 것과 대비된다. 또 3위 사업자인 소프트뱅크는 갤럭시탭4를 제외하면 2015년 갤럭시S6 시리즈만 출시한 상태다.

한편 삼성전자는 일본에서 내달 8일 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8’ 시리즈를 출시한다. 새로운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은 만큼, 일본에서 어떤 성과를 낼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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