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달 1일자로 가격이 오르는 쥬씨의 수박쥬스. M사이즈는 기존 1,500원에서 2,000원 인상되며, L사이즈는 2,800원에서 3,800원으로 오른다. 두 용량의 인상률은 각각 33.3%와 35.7%다. <쥬씨>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저가 과일음료 브랜드 ‘쥬씨’가 물가상승 행렬에 동참한 모양새다. 이달에만 벌서 두 번째 인상 소식이 전해졌다. 이달 초 과일 도시락인 쥬씨락으로 가격 인상의 포문을 열더니, 다음 달에는 수박 쥬스의 가격이 오른다.

◇ ‘착한가격이라더니’… 치킨보다 많이 오르는 쥬스

착한가격을 표방한 쥬씨의 일부 제품이 오른다. 23일 쥬씨 관계자는 “수박 쥬스의 제품을 다음달 1일자로 인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달 초 쥬시는 인기제품인 ‘쥬씨락’의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쥬씨락은 일종의 과일 도시락으로 테이크아웃용 투명컵에 3가지 과일을 섞어 판매된다. 평소 과일을 챙겨먹기 힘든 직장인들에게 사무실 등에서 간편하게 한 입 크기로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해 출시와 동시에 쥬씨의 인기 상품으로 등극했다.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이 최대 장점으로 꼽혔다. 1,500원이라는 부담 없는 가격에 하루 비타민을 충전할 수 있어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생들에게도 ‘가성비 갑’으로 입소문을 탔다. 하지만 5개월 간 착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적잖은 사랑을 받아온 쥬씨는 출시 이달 초 2,000원으로 인상됐다.

최근 국내 물가 상황을 고려했을 때 과일 200g에 2,000원이라는 가격은 그리 비싸게 느껴지지는 않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인상폭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500원이 오른 쥬씨락의 인상폭은 33.3%다. 이는 국민간식 치킨 가격을 인상했다는 이유로 사회적 지탄을 받은 BBQ의(12.5%)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

회사 관계자가 밝힌 다음 달 인상될 수박 쥬스의 정확한 인상폭은 다음과 같다. M사이즈가 기존 1,500원에서 2,000원으로 오른다. 2,800원에 판매되던 L사이즈의 가격은 3,800원이 된다. M사이즈의 인상폭은 쥬씨락과 같은 33.3%이며, L사이즈의 경우 무려 35.7%가 오르게 된다. L사이즈는 치킨 인상률의 3배 가까이 오르는 셈이다.

쥬씨 관계자는 “최근 수박 가격이 무섭게 치솟아 불가피하게 가격인상을 결정하게 됐다”면서 “인상폭 보다는 500~1,000원이라는 금액 부분에 집중하면 실제 소비자들에게 미칠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쥬씨의 계속되는 가격 인상 소식에 업계 일각에서는 추가 인상을 관측하는 분위기다. 순수 과일 100%로만 구성된 쥬씨락의 가격이 이미 올랐다는 이유에서다. 바나나, 사과, 파인애플 등 쥬씨의 주요 제품들을 바탕으로 한 쥬씨락의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바나나쥬스, 사과쥬스, 파인애플쥬스를 포함한 다른 믹스쥬스들의 가격에도 변동이 생기지 않겠냐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쥬씨 관계자는 “쥬씨락은 지난 11월 출시 당시 소비자 가격을 잘못 책정해 판매하면 할수록 손해가 발생하는 제품”이었다며 “정확히 말하자면 가격이 인상된 게 아닌 잘못된 가격을 바로잡은 것에 해당 하며, 다른 제품에 대한 가격 인상은 현재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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