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8주기를 맞은 23일, 부인 권양숙 여사와 장남 노건호 씨가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미소를 지으며 추모객을 맞았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장남 노건호 씨가 미소를 지으며 추모객을 맞기까지 8년이 걸렸다. 정권교체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추도식인데다 문재인 대통령의 참석으로 곳곳에서 환호와 박수가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을 지낸 정치적 동지이자 친구였다. 때문일까. 건호 씨는 남다른 감회를 전하기도 했다.

건호 씨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8주기 추도식 인사말을 통해 “저와 유족들은 오늘 추도식을 맞이하는 감격과 회한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어렵다”면서 “아버님께서 살아계셨다면 ‘오늘 같은 날엔 막걸리 한 잔 하자’라고 하셨을 것 같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한 그리움이 역력한 모습이다.

하지만 건호 씨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아버님이 역사의 도구로써 하늘이 정해주신 길을 걸어가신 것인지 아니면 시대를 가로질러 결국은 역사의 흐름에 새로운 물꼬를 트신 것인지 저는 여전히 알지 못하겠다”면서 “다만 아버님이 꿈꾸신 대로 앞으로의 한국에 새로운 첫 물결이 흘러 밝은 새 시대의 힘찬 물줄기가 계속되길 기원할 뿐”이라고 전했다.

사실 이날 추모객의 시선은 건호 씨의 머리스타일에 집중됐다. 삭발로 등장한 그의 모습에 깜짝 놀란 것.  건호 씨도 이를 인지하고 인사말에 앞서 해명의 시간을 가졌다. 그는 “정치적인 의사표시도 아니고, 사회 불만도 아니고, 종교적 의도도 아니다”면서 “최근 탈모 현상이 일어났는데, 탈모반이 여러 군데 와서 (삭발 외엔) 방법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탈모의 원인은 없었다. 현재 병원 치료 중으로, 스트레스를 조금 받은 것 외에는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건호 씨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는 “본의 아니게 속살을 보여드리게 됐다”면서 “이번 일을 겪으면서 전국의 탈모인 여러분에게 심심한 위로와 동병상련의 정을 전하는 바다. 저는 이미 다시 (머리카락이) 나고 있다”고 말했다. 건호 씨의 재치 있는 말솜씨에 추모객들은 다시 한 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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