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갤럭시S8의 홍채인식 보안이 독일 해커그룹에 의해 뚫렸다.<유튜브 캡쳐>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삼성전자가 자랑하던 갤럭시S8의 보안기술 ‘홍채인식’이 뚫렸다. 한 해커집단이 적외선 카메라, 프린터-콘택트렌즈만으로 사용자의 홍채정보를 복사해낸 것. 물론 과정이 복잡해 쉽게 악용되진 않겠지만, 사진 속 홍채를 진짜로 오판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보안기술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25일 영국 매체 가디언 등에 따르면 독일 해커단체 카오스컴퓨터클럽(CCC)은 최근 여러 채널을 통해 갤럭시S8의 홍채인식 보안을 뚫는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 속에선 한 남자가 갤럭시S8 사용자의 눈동자를 디지털 카메라의 적외선 촬영모드(NIGHT SHOT)로 찍는 장면이 나온다. 촬영물을 넘겨받은 갤럭시S8 사용자는 레이저프린터로 출력한 후 콘택트렌즈를 올려 홍채정보를 재현했다. 이후 갤럭시S8에 이 사진을 비추자 잠금 상태가 바로 해제됐다.

삼성전자가 자부했던 최고의 보안 '홍채인식'이 뚫린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노트7부터 적용된 홍채인식 기술의 안정성에 대해 지문과 달리 위조가 전혀 불가능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지문의 식별기준이 되는 특징 수는 46개인 반면 홍채는 266개로 차이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홍채정보는 지문인식과 더불어 삼성전자의 금융서비스인 삼성패스의 인증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논란에 대해 홍채정보를 쉽게 복제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닌 걸로 해석한다. 다만 갤럭시S8이 사진 속 홍채 정보와 실체를 혼동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보안기술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즉, 동영상 속에선 적외선 촬영 기능이 있는 카메라로 갤럭시S8 소유자의 홍채를 근접 촬영한다. 또 콘택트렌즈를 올린 사진으로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장면은 1차례 밖에 나오질 않는다. 몇 번의 오류 끝에 성공했는지, 또는 10번 시도에 10번 다 성공한 건지 구체적인 데이터가 없다.

반면 이들은 고가의 장비를 사용한 건 아니다. 그리고 갤럭시S8은 이런 장비들로 제작된 사진 속 홍채를 실제 홍채로 오판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소프트웨어 패치를 통한 보안강화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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