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신드롬으로 부를 만큼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착용한 상품들은 이른바 ‘문템’으로 불리며, 일부 상품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 끝 글자를 이용한 애칭 ‘이니’가 붙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에서 집무실로 첫 출근한 날 다소 민망한 표정을 지었다. 바로 부인의 손길 때문이다. 배웅에 나선 김정숙 여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뒷모습을 지켜보다 이내 달려가 허리춤을 잡았다. 그리곤 ‘바지가 짧으니 조금 내려입어야겠다’는 조언을 전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은 달랐다. 옷매무새를 고쳐주는 김정숙 여사의 손을 밀어내며 “이게 유행”이라고 말했다. 유행을 따라가던 대통령은 취임 이후 유행을 선도하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착용한 상품들이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 이른바 ‘문템(문재인 아이템)’ 열풍이다.

◇ “우리 이니 하고 싶은 거 다해”

문템은 다양했다. 등산복부터 안경, 구두, 키링까지 주목을 받았다. 현재 안경을 제외하곤 구매가 모두 어려운 실정이다. 이미 4년여 전 등산복 업체는 해당 제품의 생산을 중단했고, 구두 업체는 폐업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인기는 나비효과를 불러왔다. 등산복 업체는 한정품으로 재출시를 알리며 판매 수익금 중 20%가량을 기부하기로 했다. 구두 업체는 새로운 희망을 품게 됐다. 청각장애인의 자립을 위해 창립된 사회적기업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들의 재개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당초 안경은 상대 진영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할 때 활용한 하나의 소품이었다. 덴마크 제품으로 안경테가 70만원을 호가한다는 점에서 ‘명품 안경테’로 꼬집은 것. 명품 논란은 오래 가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5년 넘게 똑같은 안경을 쓰고 있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은 사치와 거리가 멀다. 2013년에 구입한 등산복은 선거 당일 김정숙 여사와 사저 뒷산을 오를 때, 당선 이후 마크맨들과 산행에 나섰을 때도 입었다. 구두는 2012년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구매했다. 업체 대표는 “아직까지 신고 계셔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인기는 국민들의 높은 기대가 반영된 현상이자 새 정부의 국정운영 수행에서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뉴시스>
문템은 ‘이니’로 재탄생됐다. ‘이니’는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 끝 글자를 애칭처럼 부르는 말이다. 그의 하늘색 와이셔츠와 푸른색 줄무늬가 섞인 넥타이, 네이비 정장 패션은 ‘이니블루’라는 신조어를 낳았고, 즐겨 마시는 커피 브렌딩은 ‘이니커피’로 입소문이 났다. 지지자들 사이에선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가 대목을 만난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뿐만 아니다. “우리 이니 하고 싶은 거 다해”와 같은 유행어까지 등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가 담긴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선거유세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피켓으로 ‘인이 꽃길만 걷게 해줄께’를 꼽았다. 그는 선거 당일 투표를 마친 뒤 더불어민주당이 운영한 문재인TV에 출연해 “유세 다니면서 가는 곳마다 정말 많은 분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함께해주셨다”면서 “그 가운데 아주 재미있는 피켓을 들고 나와 주신 게 특별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정작 문재인 대통령이 좋아하는 애칭은 ‘달님’이다. 성인 ‘문(moon)’에서 따왔다. 해가 저문 시간에 집중유세를 할 때면 휴대전화 손전등으로 불빛 응원을 보내준 데 고마움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의 탈권위와 소통행보는 성공적인 출발로 평가된다. 일종의 허니문 기간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관례와 격식을 깬 인사, 빠른 업무처리로 준비된 대통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는 데 이견이 없다. 준수한 외모에 따른 호감도는 덤이다. 따라서 신드롬으로 불릴 정도로 높은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는 국민들의 높은 기대가 반영된 현상이자 새 정부의 국정운영 수행에서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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