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20일 영종도에 들어선 파라다이스시티는 호텔과 카지노, 플라자, 부티크 호텔, 스파, 쇼핑시설 등을 갖춘 동북아 최초의 초대형 복합 리조트다.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파라다이스시티가 박병룡 대표 체제로 새롭게 출발했다. ㈜파라다이스 본사 사장을 맡고 있는 박병룡 대표는 최근 파라다이스시티 사업담당 법인 ㈜파라다이스세가사미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되며 파라다이스시티의 방향키를 잡았다. 성추문 사건으로 생채기를 입은데다, 기대 보다 부진한 실적으로 체면을 구기고 있는 파라다이스시티의 ‘구원투수’인 셈인데, 과연 박병룡 대표가 파라다이스시티의 성장엔진에 불을 댕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 파라다이스시티 박병룡호(號)에 거는 기대

파라다이스그룹 측은 지난 11일 인사발령을 내고 박병룡 사장을 파라다이스시티 사업 담당 법인 ㈜파라다이스세가사미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파라다이스 본사 사장을 겸하고 있는 박병룡 사장은 이번 인사로 ㈜파라다이스 및 ㈜파라다이스세가사미 대표이사를 겸임하게 된다.

박병룡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1987년 뱅커스트러스트에 입사해 다양한 국제 금융 업무 경험을 쌓았고, 1996년 ㈜파라다이스 이사로 부임한 이후 본사 총괄임원과 최고재무책임자 등을 거쳐 대표이사에 오르기까지 20년 이상을 파라다이스에 몸담았던 ‘파라다이스맨’이다.

특히 2009년부터 2015년까지 파라다이스 카지노 워커힐 총지배인을 역임하며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카지노 사업 부문에 정통하다. 이 때문에 지난 4월 개장한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 사업을 효율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병룡 대표가 이끌게 된 파라다이스시티는 파라다이스그룹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오픈했다. 인천 영종도에 들어선 파라다이스시티는 축구장 46배 규모(33만㎡)로, 6성급 호텔을 표방한다. 호텔과 카지노, 플라자, 부티크 호텔, 스파, 쇼핑시설 등을 갖춘 동북아 최초의 초대형 복합 리조트다.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신규 수요 창출 및 맞춤형 마케팅 등 시장 차별화 전략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당장 박병룡 대표는 파라다이스시티의 실적 개선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20일 개장한 파라다이스시티는 개장 시기에 사드 이슈로 중국인 방문객이 급감하면서 소위 ‘오픈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일본 정부의 강력한 ‘북한 리스크’ 선전으로 일본인 방문객도 줄어 어려운 영업환경에 직면해 있다.

◇ 성추행 사건 등 대외이미지 회복 관건

▲ 박병룡 파라다이스시티 대표.
모기업인 파라다이스 역시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보다 9.3% 감소한 1,424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영업적자 77억원으로 컨센서스(시장기대치) 대비 크게 부진했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지노 매출의 감소와 호텔 실적의 부진, 호텔 부산 리노베이션에 따른 영업 중단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새정부가 들어서면서 중국과의 관계개선 등 대외변수가 완화되고 있는 점은 희망적이지만, 증권가에선 연 600억원 이상의 감가상각비, 이자비용, 인건비 등 단기 비용증가 상쇄를 위한 매출액 증가 등에 대한 예측은 아직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 사내 ‘성추행 사건’으로 인해 추락한 대외신인도를 끌어올려야 할 과제도 안고 있다.

지난달 야심차게 닻을 올린 파라다이스시티는 사내 ‘성추행 사건’으로 인해 출발부터 잡음에 휩싸였다. 파라다이스시티를 운영하는 파라다이스세가사미 내에서 수개월에 걸쳐 상습적인 성추행이 벌어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것. 알려진 바에 따르면 파라다이스세가사미에 인턴으로 입사한 3명의 여직원은 같은 부서의 상사로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수개월에 걸쳐 성추행을 당했지만 회사 측에선 오히려 가해자를 피해자들이 속한 팀에 배치하는가 하면, 성추행 사건 피해자들을 일방적으로 인사 이동하는 등 불합리한 압박을 자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최근 박병룡 대표로 수장이 교체된 것도 이 같은 사건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파라다이스그룹 측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사내성추행 문제는) 다 끝난 사건”이라면서 “피해 여직원이 본사 측에 알렸다고 하는데, 그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으나 내부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시기에 맞게 취했다. 다만 피해여성이 감정적으로 서운한 게 있었던 것 같다. 당시 내부적으로 바쁜 시기여서 신속하게 조치가 안된 부분은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성희롱 예방 관련 교육을 받고 있지만, (사건 이후) 추가적으로 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무엇보다 담당임원 감봉처분이 이뤄졌고, 인사팀장도 조만간 교체가 이뤄질 예정이다. 책임자 징계 등 (사건은) 다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피해 여직원 중 일부는 회사 측과 가해자를 경찰과 고용노동부 등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가해자에 대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가해자는 최근 두 차례에 걸쳐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파라다이스시티 사내 성추행 사건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셈이다.

박병룡 대표 입장에선 실적개선을 비롯해, 성추행 사건으로 큰 생채기를 입은 파라다이스시티 기업이미지를 쇄신하는 작업이 첫 번째 과제로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최근 배우 김수현의 밀랍인형과 영화 리얼의 디오라마(영화 촬영장 모형)를 전시한데 이어, 한류스타 김재중을 홍보대사로 내세우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선 상황이다. 과연 ‘구원투수’로 기용된 박병룡 파라다이스시티 대표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고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둬낼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