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새 입주자 찾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재정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굵직한 회원사들의 잇단 이탈로 회원비가 급감한 가운데 입주 기업들마저 줄줄이 퇴거를 앞두고 있어서다. 새로운 입주기업을 구해야 하는 처지지만 추락한 위상과 높은 임대료를 감안하면 공실 채우기가 녹록지는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 LG CNS 등 입주기업 줄줄이 퇴거 임박

서울 여의도 금싸라기 땅에 자리 잡고 전경련 회관은 지하 6층, 지상 50층 규모의 초고층 오피스타워다. 지난 2013년 12월 완공된 이 건물은 각종 첨단공법이 동원돼 고층 건물이 많은 여의도 일대에서 화려한 위용을 자랑해왔다.

건물의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전경련의 위상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에 휘말린 후 주요 회원사들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재계 대표 단체로서 위상은 뿌리째 흔들린 상태다. 회원사들의 잇단 이탈로 재정 우려도 커졌다. 특히 전체 회비 50% 가량을 담당해온 4대 그룹의 탈퇴는 운영상에 치명적인 타격을 안겼다.

여기에 임대료 수입마저 급감할 위기에 놓였다. 전경련 회관의 주요 입주사들은 줄줄이 퇴거를 앞두고 있다. 우선 건물의 13개 층을 임대해 쓰고 있는 LG CNS는 올해 말부터 마곡 LG사이언스파크로 이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LG CNS는 전경련 임대료 수익의 30%를 담당해온 곳이다.

또 2개 층을 쓰고 있는 LG팜한농도 퇴거 계획을 밝힌 상태다. 팜한농 역시 마곡 LG사이언스파크로 둥지를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LG화학 등도 전경련회관에 입주해 있으나 아직 이전 여부를 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전경련은 최소 15개층에 대한 새 입주자를 구해야 하는 셈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새 입주자를 구하기가 녹록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수한 입지로 임대료 자체가 비싼데다 주변 여의도 오피스 건물도 공실률이 높은 상태라 입주기업 찾기가 만만치 않은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같은 이유로 전경련은 개관 초기에도 입주자 찾기에 꽤나 애를 먹었던 바 있다. 초기 전경련 회관의 공실률이 50%에 달하기도 했다. 이후 한화건설과 도레이첨단소재 등이 업체들이 속속 둥지를 틀면서 공실률 문제가 해소됐지만 현재 분위기 상에는 주요 회원 기업들의 동참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단 전경련은 2~4개 층으로 쪼개 임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꺼번에 15개 층을 임대할 기업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또 임대료 수입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전경련 이용 공간도 축소도 진행하고 있다. 전경련은 그동안 40개 층 가운데 총 4개 층을 사용해 왔으나 이를 2개 층으로 줄이고 있다. 이미 1개 층을 비웠고 조만간 추가로 1개 층을 비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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