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이 7·3 전당대회를 앞두고 내부 당권 경쟁과 외부인사 수혈 등 내홍을 겪고 있다. 사진은 지난 23일 당내 쇄신을 촉구하기위해 모인 한국당 초선의원 모임.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이 7·3 전당대회 앞두고 치열한 차기 당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차기 당권을 둘러싸고 경쟁을 벌이는 그룹은 한국당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와 유기준·홍문종 의원 등 이른바 친박근혜계 중진의원들로 알려지고 있다. 초선의원 일부와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이 홍준표 전 경남지사를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고, 친박계 역시 차기 당권을 두고 출마 여부에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당내 초선 일부와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추대론’이 형성돼 있다. 이를 의식한 듯 홍 전 지사는 대선 패배 이후 미국에 머물면서 일명 ‘SNS 정치’로 각종 정치적 이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꾸준히 밝히고 있다.

그는 지난 29일 SNS에 “한국당은 자유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로서 정치적 소임을 다해야 한다”며 “금수저 2세들이나 배신의 정치를 일삼는 사람들과는 확연히 다른 길로 가야 한다. 그래야 문재인 정권과 대립점에 있는 수권세력이 될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전당대회 사전 선거운동에 주력하고 있는 형세다. 이에 대해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홍 전 지사가 대선운동 당시 당대표 불출마 선언한 것을 언급하며 당대표 출마 움직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재선 의원들은 지난 29일 당내 중진의원들에게 “이번 지도부 구성 과정에서 자기희생적 애당심을 발휘해달라”며 사실상 전당대회 불출마를 요구하는 한편, 외부 인사 수혈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지난 28일부터 이틀간 워크숍을 가진 재선 의원들은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쇄신과 외연 확대를 위한 외부인사 수혈을 포함한 새로운 리더십을 갖춘 지도부가 선출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 직후 이장우 의원은 "외부 인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새 리더십을 갖춘 당 지도부 구축에 재선 의원들이 나설 것"이라고 부연설명했다. 앞서 김태흠 의원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당내 인사 누구도 국민들의 설득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며 외부인사 영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당 내부에서 언급되는 외부 인사로는 김황식·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박근혜 정부 마지막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던 김병준 국민대 교수 등이 있다.

◇ ‘외부이사 수혈’ 추진에…내부 반발 예고

한국당 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외부인사 영입을 두고 당 내부에서는 찬반론으로 갈리는 모양새다. 30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대선평가 토론회에서 김문수 전 최고위원은 “외부인사보다는 내부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야 한다”며 외부인사 영입에 반발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우리 당이 자꾸 자신이 없어서 외부인사에 의존하는데 내부에 훌륭한 분이 많다. 절대로 밖에서 답을 찾으면 안 되고 내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의 한 인사도 “외부인사 영입은 지난번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때처럼 당내 갈등의 씨앗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외부인사 영입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 같은 당내 일각에서 외부인사 영입에 반발하는 목소리를 두고 박덕흠 의원은 30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현재까지 거론된 외부 인사들과 직접적으로 접촉하지 않았다”며 “어떤 분을 외부 인사로 영입할 지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고 답했다.

앞서 김황식 전 총리도 지난 2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의 영입 제의 사실 여부에 대해 "없다"고 짧게 답했다. 이어 한국당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서도 "난 정치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며 "(전당대회 출마는) 없다"고 밝혔다. 황교안 전 총리와 김병준 교수 등은 한국당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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