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원화학 오너일가 5살 꼬마가 최근 5억원대 주식을 팔았다. <시사위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미원화학의 미성년자 오너일가 어린이들이 주식을 팔아 두둑한 현금을 챙겼다. 우리 사회가 청산해야할 적폐 중 하나인 ‘수저계급론’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행보다.

◇ 2살에 증여받은 주식, 2배로 오르다

미원화학은 지난 30일,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들의 주식변동을 공시했다. 여기엔 2010년생부터 2016년생까지 4명의 어린이가 등장한다.

먼저 2010년생 A군과 2011년생 B군은 각각 315주와 350주를 장내매도 했다. 이날 미원화학 주가는 7만2,200원에서 시작해 최고가는 7만3,300원, 최저가는 6만7,900원을 기록한 바 있다. 최저가를 기준으로 잡아도 두 어린이 모두 2,000만원이 넘는 현금을 손에 넣었다.

하지만 2013년생 C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C군은 이날 가지고 있던 주식 7,789주를 모두 팔아치웠다. 역시 이날 장중최저가로 계산하면, 5억2,887만원에 달한다. 이제 겨우 5살에 불과한 꼬마가 주식을 팔아 5억원을 현금화시킨 것이다.

이제 갓 돌을 넘긴 2016년생 D군도 230주를 팔아 최소 1,765만원을 챙겼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주식을 팔아 상당한 현금을 거머쥔 바 있다.

먼저, 이번에 5억원대 주식을 매도한 C군은 지난해 11월에도 2억원대의 주식을 팔았다. 불과 6개월 새 7억원대 주식을 판 것이다. 나머지 셋도 비슷한 시기에 수천만원에서 억대의 주식을 팔았다.

주목할 점은 이들이 주식을 취득한 방식이다. 가장 많은 주식을 갖고 있던 C군의 경우, 2살이던 2014년 할아버지 김정돈 미원상사그룹 회장과 증조할머니로부터 2만7,000주를 증여받았다. 당시 미원화학의 주가는 3만원대 중반이었다.

이후 미원화학 주가는 크게 올랐다. 주가가 오른 데에는 미원화학의 주식 소각도 한몫을 했다. 덕분에 C군은 증여받은 때보다 2배가량 높은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었다.

이는 전형적인 부의 대물림이다. C군은 2살에 물려받은 주식이 2배로 뛰자 5살에 주식을 팔았고, 수억원을 챙겼다. 일반 서민, 그리고 청년들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을 아직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꼬마아이가 이뤄낸 것이다.

이번 주식매각으로 C군과 D군은 미원화학 주주명단에서 사라지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미원화학 주주명단엔 어린이 주식부자가 많다. 6명의 미성년자가 10억원(31일 종가 기준)이 넘는 주식을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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