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두고 권성동 의원과 여상규 의원 간 구두합의가 사실상 무산돼 갈등이 격화될 전망이다. 20대 국회 개원 당시 새누리당 소속 두 의원은 전반기 2년중 각각 1년씩 분할해 법사위원장 직을 맡기로 합의한 바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20대 국회 개원 당시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두고 자유한국당 소속 중진 의원 간 합의가 사실상 무산돼 당내 갈등이 격화될 전망이다. 여야는 20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당시 국회의장은 더불어민주당, 법안 발의에 앞서 꼭 거쳐야 하는 핵심 상임위인 법사위원장은 옛 새누리당 몫으로 합의했다. 당시 한국당은 법사위원장 자리 두고 검사 출신인 3선의 권성동 의원과 판사출신의 여상규 의원, 같은 판사출신인 홍일표 의원이 후보로 거론됐다.

이들은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경쟁 구도에서 협의를 거쳐 전반기 1년은 권성동 의원이, 남은 1년은 여상규 의원이 나눠 맡기로 정리했다. 경쟁자였던 홍일표 의원은 후반기 2년간 법사위원장을 맡는 것으로 했다.

통상적으로 여야를 막론하고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의원간 합의가 안될 경우 의원총회에서 경선으로 결정한다. 이에 당시 새누리당도 의원간 경선이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이를 피하기 위해 서로 협의를 거쳐 ‘나눠먹기’ 식으로 상임위원장 자리를 정리했다. 20대 국회 전반기는 법사위, 정무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국방위 등 5개 상임위에서 상임위원장 경쟁 구도가 펼쳐졌다.

그러나 법사위원장 임기를 둘러싸고 권성동 법사위원장이 당시 협의에 대해 “정계개편 차원에서 다른 상임위원장 자리와 함께 지도부에 일임한다”며 사실상 파기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 의원 측 관계자는 31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두 의원이 바른정당에서 활동할 당시 당연히 우리 쪽(여 의원)으로 넘어올 줄 알았다. 지금 상황에서 1인 시위를 할 수도 없고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권 법사위원장 측 관계자는 “(법사위원장 교체를 두고) 여 의원 측과 따로 만나서 정리한 것은 없다”며 “법사위원장 이양 문제는 당 지도부에 일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지도부 일임’ 외쳤지만…”결정된 바 없어”

권 법사위원장 측과 여 의원 측이 차기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갈등이 빚어진 가운데 한국당 지도부는 사실상 이에 대해 손 놓고 있는 실정이다. 표면상 국무위원 인사청문회에 집중하고 있어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실상은 개별 의원들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으로 취재결과 드러났다.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31일 <시사위크>와 만난 자리에서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에게 일임했다. 아직 정식 보고를 받지 못해 (법사위원장 이임 문제에 대해) 답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는 “(상임위 조정은) 원칙적으로 없고. 당에서 허용한 경우에 한해서만 개인적으로 교대가 가능한 부분”이라고 해당 당사자들에게 사실상 조정을 떠넘겼다. 권 법사위원장이 자진해서 위원장 자리를 내놓지 않을 경우 강제적으로 교체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갈등은 커질 전망이다.

한편, 한국당은 내달 1~2일 충북 단양에서 ‘국회의원-원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열고 대선 패배 원인 분석과 각 상임위원장 재배치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7·3전체당원대표자대회 준비에 대한 논의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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