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그룹이 SK증권 지분 처리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SK증권 지분 매각을 두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매각 시한이 두달 밖에 남지 않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처리 방안은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투자시장에서는 각종 소문만이 무성하다.

◇ 매각설에 주가 '널뛰기'

최근 SK증권 주가는 널뛰기를 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SK증권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지난달 30일 주가는 29.7%까지 치솟았다가 미래에셋대우 측이 이를 부인하면서 주가가 다시 내려앉았다.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증권 주가는 이틀째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SK증권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20% 내린 1,420원으로 장을 마쳤다.

SK증권의 매각설은 수년전부터 흘러나온 얘기다. 지배구조개편 이슈와 맞물려 시장에서 잠재 매물로 꾸준히 거론됐다.

SK는 2015년 8월에 SK증권 주식 10%를 보유하던 SKC&C와 합병하면서 지주사 체제를 갖춘 바 있다. 문제는 공정거래법상 금융지주 외 지주회사가 금융회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는 점이다. 최대주주인 SK는 법적 유예기한인 오는 8월까지 SK증권의 지분을 팔아야 한다. 중간지주사법이 도입되면 지분을 팔지 않아도 되지만, 이는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새 정부가 금산분리 강화를 내세우고 있어 중간금융지주사법 논의는 흐지부지 됐다.

◇ 매각 시한 임박… 처리 방안 오리무중

이에 SK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크게 두 가지다. 제 3자에게 팔거나 SK와 지분이 없는 관계사로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이다.

SK증권은 중소형 증권사 중에 매력적인 매물로 꼽혀왔다. 자기자본은 4,110억원 정도로 몸집이 작지만 10%의 적은 지분으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메리트가 있다. 대형 IB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는 증권사들도 눈독 들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투자시장에서는 올 상반기부터 인수를 타진하는 금융사들의 물밑 작업이 치열하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지난 2월에도 SK증권은 다수의 인수후보자와 매각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설이 퍼지기도 했다. 당시 SK증권 측은 “지분 처리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이 없다”고 공시했다. 최근 제기된 미래에셋대우의 인수 추진설에도 SK 측의 공식 답변은 같았다.

매각시한이 임박해오고 있음에도 구체적인 진척이 없자 매각 보다는 비계열사에 넘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시장에서는 SK㈜ 체계에 속하지 않은 계열사에 매각하거나 오너 일가가 경영하는 비계열사에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돼왔다.

최태원 회장이 증권 계열사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온 점도 이같은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다만 새 정부 들어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투명성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논란없이 그룹 영향권에 둘 수 있을지 미지수다. 과연 최태원 회장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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